북대서양조약의 군사동맹체인 나토 창설 70주년 특별 정상회의가 브뤼셀 본부 대신 영국 런던에서 열렸다. 3일 영 여왕의 버킹엄궁 만찬 때 전원 회동한 29개국 정상들이 4일 낮 3시간 정도의 유일한 정상회담을 앞두고 먼저 회의장인 런던 외곽 왓포드의 리조트 호텔 그로브에서 단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가운데에 트럼프 미 대통령과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이 주최국 영국의 존슨 총리와 함께 서 있다. 트럼프 오른쪽에 에르도안 터키 총리와 산체스 스페인 총리가 서있고 존슨 총리 뒷줄에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보인다. (출처: 뉴시스)
북대서양조약의 군사동맹체인 나토 창설 70주년 특별 정상회의가 브뤼셀 본부 대신 영국 런던에서 열렸다. 3일 영 여왕의 버킹엄궁 만찬 때 전원 회동한 29개국 정상들이 4일 낮 3시간 정도의 유일한 정상회담을 앞두고 먼저 회의장인 런던 외곽 왓포드의 리조트 호텔 그로브에서 단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가운데에 트럼프 미 대통령과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이 주최국 영국의 존슨 총리와 함께 서 있다. 트럼프 오른쪽에 에르도안 터키 총리와 산체스 스페인 총리가 서있고 존슨 총리 뒷줄에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보인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미국과 유럽의 집단안보체제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창설 70주년을 맞아 영국 런던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가 곳곳에서 균열을 보이며 막을 내렸다.

나토 29개 회원국 정상들은 4일(현지시간) 이틀간의 정상회의를 마치며 낸 공동 선언문에서 ‘대서양 동맹’의 유대는 계속될 것이라는 점을 재확인하며 단합을 강조했지만, 첫날부터 끝날 때까지 여기저기서 파열음이 계속됐다.

이번 나토 정상회의는 나토가 70돌을 맞은 만큼 세계 최대 군사동맹의 결속을 과시하는 장이 돼야 했으나 내부 갈등이 확대되면서 시작 전부터 전례 없는 위기를 맞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갈등의 중심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에 대해 방위비 증액 압박을 하고 시리아 북동부 미군 철수를 일방적으로 결정해 터키의 시리아 북동부 군사 공격이 이어진데다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나토 뇌사’ 발언 등으로 불협화음을 냈고, 이는 이번 정상회의에서도 계속된 것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당장 ‘나토 무용론’, ‘나토 무임승차론’을 제기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의에서도 2024년까지 나토 회원국이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2% 수준으로 늘리기로 했지만, 너무 적다며 4%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방위비와 무역 문제의 연계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 마크롱 대통령은 나토의 역할, 나토 동맹국인 터키의 위상,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문제 등 사사건건 부딪혔다.

첫날부터 트럼프 대통령은 마크롱 대통령의 ‘나토 뇌사’ 발언을 두고 “(프랑스를 제외한 나머지) 28개 나라에 아주 못된 발언”이라면서 “프랑스보다 나토를 더 필요로 하는 나라도 없을 것”이라고 반격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최근 영국 이코노미스트와 한 인터뷰에서 미국과 나토 동맹국 사이의 협력과 미국의 리더십 부재, 터키의 예측 불가능성을 언급하며 나토가 뇌사를 겪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급기야 4일에는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마크롱 대통령과 대화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험담하는 듯한 장면을 담은 영상이 공개되며 긴장이 더욱 고조됐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그(트뤼도 총리)는 위선적인 사람”이라고 불쾌감을 드러냈고, 이후 예정됐던 기자회견을 갑자기 취소하고 곧바로 워싱턴으로 떠났다.

트럼프 대통령뿐 아니라 마크롱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간의 신경전도 이어졌다.

이처럼 나토 내부의 불화가 곳곳에서 드러나면서 정상들이 공동으로 발표한 ‘런던 선언’은 해결책 보다는 분열과 이견을 눈가림 하려는 시도라는 평가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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