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월 27일(현지시간) 2차 북미정상회담장인 하노이 회담장 메트로폴 호텔에서 만나 만찬을 하고 있는 모습. (출처: 백악관 트위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월 27일(현지시간) 2차 북미정상회담장인 하노이 회담장 메트로폴 호텔에서 만나 만찬을 하고 있는 모습. (출처: 백악관 트위터)

北, 트럼프 “필요시 군사력”에 반발

“김정은 위원장 매우 불쾌히 접해”

“격돌 저지 유일한 담보, 수뇌 친분”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북한군 서열 2위인 박정천 북한 인민군 총참모장이 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필요시 군사력 사용”이라는 발언에 대해 ‘무력으로 맞대응 하겠다’는 뜻의 담화문을 발표하며 강경 반발했다.

이날 조선중앙통신은 박 총참모장이 “만약 미국이 우리를 상대로 그 어떤 무력을 사용한다면 우리 역시 임의의 수준에서 신속한 상응 행동을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통신에 따르면, 박 총참모장은 “미국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대상으로 하는 군사적 행동을 감행하는 경우 우리가 어떤 행동으로 대답할지에 대해서는 누구나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며 “무력을 사용하는 일은 미국에 있어서 매우 끔찍한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3일 트럼프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영국 런던을 방문 중에 북한 관련 질문에 “군사력을 사용할 필요가 없길 바란다”면서 “그럴 필요가 있다면 우리는 군사력을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박 총참모장은 “나는 미국 대통령이 3일 영국에서 진행된 나토수뇌자회의기간 우리에 대한 재미없는 발언을 하였다는 데 대해 전해 들었다”며 “우리 무력의 최고사령관도 이 소식을 매우 불쾌하게 접했다”고 반발했다. 북한군 최고사령관은 김정은 위원장을 말한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이 부인 리설주 여사와 함께 백두산지구 혁명전적지들을 둘러보는 모습을 4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이 부인 리설주 여사와 함께 백두산지구 혁명전적지들을 둘러보는 모습을 4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박 총참모장은 “지금 이 시각도 조미(북미)관계는 정전상태에 있으며 그 어떤 우발적인 사건에 의해서도 순간에 전면적인 무력충돌에로 넘어가게 되어있다”며 “최근 미국 군대는 우리 국가를 겨냥한 심상치 않은 군사적 움직임들을 보이고 있으며 우리는 이러한 군사적 행동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안전에 주는 영향들에 대하여 분석하고 대처할 수 있는 준비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는 이처럼 위험한 군사적 대치상황 속에서 그나마 조미 사이의 물리적 격돌을 저지시키는 유일한 담보로 되고 있는 것이 조미수뇌들 사이의 친분관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미국 대통령이 우리 국가를 염두에 두고 전제부를 달기는 했지만, 무력사용도 할 수 있다는 발언을 한 데 대하여 매우 실망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박 총참모장은 “이러한 위세와 허세적인 발언은 자칫 상대방의 심기를 크게 다치게 할 수 있다”며 “한 가지만 명백히 말해두지만 자국이 보유한 무력을 사용하는 것은 미국만이 가지고 있는 특권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박 총참모장은 김 위원장의 백두산 군마 등정을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이 백두산에 군 수뇌부를 데리고 간 것은 미국의 태도 변화가 없을 경우 ‘새로운 길’을 걸을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이는 내년부터 강경 군사행보를 시사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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