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2019년 국가경쟁력 및 노동시장 순위 변동. (제공: 한국경제연구원)
2018~2019년 국가경쟁력 및 노동시장 순위 변동. (제공: 한국경제연구원)

WEF 국가경쟁력 평가 분석

노사협력 OECD 36위로 꼴찌

노동시장 ‘유연화 조치’ 필요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조사에서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은 36개국 중 10위였지만, 노동시장 경쟁력은 27위로 하위권을 맴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노사협력이 OECD 36개국 중 36위에 머무르는 등 노동시장의 경쟁력이 낮아 노동시장 유연화 등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4일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WEF가 매년 발표하는 '국가 경쟁력 보고서' 분석 결과 한국의 국가경쟁력 종합순위는 2018년 15위(전체 140개국)에서 올해 13위(141개국)로 2계단 상승했다. 이는 OECD국가들과 비교하면 종합순위는 36개국 중 10위에 해당한다.

다만, 분야별로 보면 노동시장 순위는 전년보다 3계단 하락한 51위였다. 이는 OECD 국가 중 27위로 하위권이다.

WEF는 기업인·경제학자·저널리스트·정치인 등이 모여 세계 경제에 관해 토론하고 연구하는 국제민간회의이다. 매년 1~2월 스위스의 휴양지인 다보스에서 회의를 개최하기 때문에 다보스포럼이라고도 불린다. 노동시장 순위가 저조한 것은 최근 노동 우호 정책을 급격히 추진하면서 노동시장 경직성을 심화시켰기 때문인 것으로 한경연은 풀이했다.

WEF 노동시장 평가에서 한국의 노동 유연성은 OECD평균(63.4점)보다 낮은 54.1점이다. 이는 WEF 조사대상 141개국 중 97위, OECD 36개국 중에서는 34위에 해당한다. 한국보다 노동 유연성이 낮은 OECD국가는 터키(99위), 그리스(133위) 뿐이다. 전체 141개국 중 한국과 노동 유연성이 비슷한 곳은 파키스탄(96위), 이집트(98위) 등이다.

한국의 노동시장 유연성이 낮은 평가를 받은 것은 ‘노사협력(130위)’ ‘정리해고 비용(116위)’ ‘해고·고용 관행(102위)’ 등 세부항목에서 최하위 수준을 기록한 게 영향을 미쳤다.

OECD 국가와 비교하면 ‘노사협력’은 36개국 중 36위로 꼴찌고, ‘정리해고 비용’은 33위로 최하위권, ‘고용‧해고 관행’은 25위로 하위권이었다.

한경연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노사협력, 정리해고 비용, 해고·고용 관행 순위가 지속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어 노동시장을 경직시키는 근본 원인이 됐다”고 지적했다. ‘노사협력’은 2008년을 기점으로 순위가 떨어져 최근 120∼140위 사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능력우대 및 보상’면에서도 한국은 OECD 평균(72.0점)과 유사한 71.7점을 받았다.

이는 WEF 조사대상 141개국 중 25위로 ‘유연성(97위)’ 항목보다는 순위가 높지만 국가경쟁력(13위)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세부항목에서는 ‘임금 및 생산성’은 14위, ‘전문경영인 신뢰도’는 54위를 각각 기록했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전략실장은 “WEF뿐만 아니라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 프레이저 연구소 등 다른 국제평가기관에서도 한국의 노동시장을 비효율적으로 보는 것이 공통된 평가”라며 “국내외 불확실한 경기여건으로 1%대 저성장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한국 경제의 아킬레스건인 노동경직성이 일자리 절벽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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