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 많은 나무 바람 잘날 없다’는 속담은 자식을 많이 둔 어버이가 자식 걱정으로 마음 편할 날 없다는 의미로 자주 사용돼왔다. 하지만 요즘은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지원받고 있는 원내 소정당들이 내부 싸움하느라 바람 잘 날이 없다. 대표적인 사례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으로 이 정당들이 올해 정부로부터 지원받은 경상보조금(바른미래당이 99억여원, 민평당 21억여원)으로 정당 운영비로 사용하면서 활동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 당은 당권파와 비당권파로 나눠져 알력이 심하다. 그 가운데 바른미래당 비당권파인 유승민 의원, 오신환 원내대표 등은 같은 정당 소속이지만 별도의 정당 형태같은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 모임을 따로 결성하고 독자행동에 나서고 있는바, 변혁에는 현역 의원 15명을 포함 지역위원장 50여명이 신당 창당 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그러다보니 손학규 당대표 등 당권파들의 눈에는 가시 같은 존재들인데, 손 대표는 신당 창당을 기획하고 모임을 주도하는 의원들에게 “신당을 창당하려면 당적을 정리하고 나가서 하라”며 몇 번 경고하기도 했다.

정당인들은 같은 당원들에게 ‘동지(同志)’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말 그대로 같은 뜻을 지니고 한 방향으로 가는 사람들이 정당인들이다. 또 정당이란 무엇인가?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에 참여하기 위한 국민의 자발적 조직이 아닌가. 국가의 보호를 받고 막대한 운영 경비를 지원받는 정당이 정강정책 실현과 공직선거를 통해 민주정치의 건전한 발전에 기여해야 함에도 잿밥에 정신이 팔려 내부 싸움질을 한다면 공익 정당으로서 위신에 먹칠만 하게 될 것이다.

원내3당으로서 중재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던 바른미래당이 내부 갈등으로 공중분해 직전이다. 지난 2일 당 윤리위원회가 변혁에 가담하고 있는 권은희·오신환·유승민·유의동 등 4인의 의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1년 처분을 내린 것이다. 이들이 당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당원 간 화합을 저해하는 심각한 분파적 해당 행위를 지속해 징계를 내리게 됐다는 게 윤리위의 설명이다.

이에 손학규 당대표는 “원내대표가 당원권 정지 처분을 받아 원내대표직을 수행할 수 없게 된 것에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지만 비당권파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후폭풍이 예상된다. 당원권이 정지가 됐으니 당원권 자격으로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경선에 나서 당선된 것은 취소사유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변혁에서는 “국회법상 교섭단체 대표의원이라는 오신환 원내대표의 신분은 바뀌지 않는다”는 반박 논리다. 가뜩이나 필리버스터 정국을 맞아 혼란한 상태에서 중재역할을 해야 할 원내 제3당의 원내대표직이 논란에 싸여 있으니 정국이 더 어지럽기만 하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