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학교급식에 우선공급 및 분유·젖소 수입 확대 검토

[천지일보=김예슬 기자] “골다공증 때문에 우유는 꼬박꼬박 사서 매일 먹어요. 그런데 구제역 때문에 혹시나 가격이 높아지지는 않을까 걱정되네요.”

서울 용산구 서계동의 한 할인점에서 우유를 고르던 오영자(68, 서울시 서초구 방배동) 할머니의 말이다.

영양분이 많아 가족 모두 우유를 즐겨 먹는다는 고석기(38, 서울시 용산구 서계동) 씨는 “뉴스를 보고 구제역이 육류에 타격을 주는 게 안타까웠는데 우유나 치즈 등에도 영향을 주는 걸 보니 심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유의 질도 살짝 걱정되긴 하지만 살균을 해서 나오니까 믿고 먹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현재까지 젖소 3만 4000마리가 도살처분 돼 이제는 육류 업계뿐만 아니라 우유 업계에도 비상이 걸리면서 시민들도 가격이나 질 등을 걱정하는 분위기다.

구제역 발생 여파로 우유 업계의 원유 공급이 5%~10%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도권 지역에 농장이 많았던 서울우유의 경우 가장 타격이 컸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우리 회사의 경우 우유 사업(70%)을 주로 하기 때문에 다른 곳과 비슷한 수치로 공급량이 줄어들었다고 하더라도 실제 물량으로는 차이가 크다”고 말했다.

매일유업과 남양유업도 각각 10%, 2.5%가량 집유량이 감소했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평소에는 일일 집유량이 700t이었는데 630t으로 줄었다”면서 “구제역 지속 여부에 따라 봄으로 예정된 신제품 출시를 연기하는 대책도 고려 중”이라고 전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현재 800t~900t으로 평소보다 2.5% 집유량이 줄어들었다”며 “농장 위치가 충남지역이어서 직격탄을 맞지는 않았지만 날씨가 추워 구제역 발생에 계속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같이 우유업계에서는 신제품 우유 출시 연기는 물론 대형 마트와 같은 할인점에 납품하는 물량 및 우유와 관련된 각종 행사를 줄이는 분위기다.

정부는 구제역으로 인해 우유 생산량이 줄어들자 10일 수급안정대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농림수산식품부가 발표한 ‘우유수급안정대책’에 따르면 원유 생산량의 대부분(74%)을 차지하는 신선 우유는 학교급식용 우유 등으로 우선 공급된다.

최근 공급량이 부족한 탈지·분유는 수급 안정을 위해 올해 상반기 9000t 무관세 도입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 밖에 농가 우유생산 기준량(쿼터)을 늘리고 젖소 수입량을 늘리는 방안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번식용 젖소의 경우 매년 시장접근물량 1067마리를 무관세로 도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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