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준 와당연구가
이재준 와당연구가

고구려 민족의 천신사상을 상징하는 삼족오(三足烏)는 왕관이나 사자의 무덤에서 화려하게 등장하고 있다. 태양의 후손이란 긍지에서 삼족오를 그려 넣은 것이다. 또 삼족오는 천상의 신들과 인간세계를 연결할 수 있는 상상의 길조라고 여겼다.

용감한 전사들이 마상에 꽂고 달리던 깃발에도 이 앰블럼을 사용하지 않았을까. 그러나 아쉽게도 이런 유물은 현존하지 않는다.

여기 소개하는 쌍 삼족오 문양의 와당은 디자인이 현대 회화를 방불하여 주목된다. 상하에 두 마리의 삼족오를 배치했는데 대칭이 되게 구도를 잡았다. 가운데는 원형의 자방을 마련했는데 태양으로 보이며 삼족오가 발로 태양을 밟고 있는 형상이다.

처음에는 이 와당의 사진을 접하고 진위문제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런 문양을 1500년전 고구려 사람들이 고안 할 수 있었을까. 그러나 몇 점이 더 중국으로부터 한국 수장가들에게 전해짐으로써 직접 조사할 수 있었다.

쌍삼족오 와당 (제공: 이재준 와당연구가) ⓒ천지일보 2019.12.3
쌍삼족오 와당 (제공: 이재준 와당연구가) ⓒ천지일보 2019.12.3

이 와당은 고구려 특유의 와당 색깔인 적색이며, 오랜 연륜을 증명하는 구태(舊態)가 완연하다. 와당의 드림새 접지 면에 나타나는 직포의 문양도 다른 고구려 와당과 비슷하다.

그런데 두 마리의 삼족오는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삼국사기 고구려 본기 대무신왕(大武神王)조에 등장하는 붉은 까마귀는 북부여 왕이 보낸 것으로 머리가 두 개였다. 고구려인들이 이런 것을 응용해 쌍 삼족오를 조형한 것인가.

새의 부리는 길게 표현되었으며 꼬리는 밑에서 고사리 문양처럼 말려져 있다. 외구에는 주연대신 1조의 선조문을 두르고 그 안에 여덟 마리의 비상하는 새를 배치했다. 몸통과 날개를 세어보면 세 개다.

지름은 17.7㎝이며 삼족오 크기는 12.5㎝, 자방은 2㎝, 두께는 2.5㎝이다. 적색이며 모래가 많이 섞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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