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년간을 도반(道伴)으로 지내온 두 여성이 인도 부다가야에 한국 사찰을 짓는 데 써달라며 대한불교조계종에 50억원을 기부했다. 왼쪽은 연취(67) 보살, 오른쪽은 설매(73) 보살이다. (출처: 연합뉴스)
37년간을 도반(道伴)으로 지내온 두 여성이 인도 부다가야에 한국 사찰을 짓는 데 써달라며 대한불교조계종에 50억원을 기부했다. 왼쪽은 연취(67) 보살, 오른쪽은 설매(73) 보살이다. (출처: 연합뉴스)

인도에 한국 사찰 짓는데 써 달라 요청
“본받아야해” vs “곱게 안 보이는 기부”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두 여성 불자가 인도 부다가야에 한국 사찰을 짓는 데 써달라며 대한불교조계종에 현금 50억을 기부한다. 단체가 아닌 개인이 종단에 낸 기부금으로는 사상 최고액으로 꼽혀 주목을 받으면서 네티즌들 사이에 찬반여론이 갈리고 있다.

2일 서울 종로구 조계종 총무원에서 법명 설매(73)와 연취(67)인 두 보살은 50억원을 기부하는 전달식을 가졌다. 이들은 조계종이 인도 부다가야에 한국 사찰을 지을 때 건립비용으로 자신들이 낸 기부금을 활용해달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아이디 anes****는 “불자들은 저 분들을 본받아야 한다”며 “인연에 의해 왔다 가는데 우리는 현실에, 특히 돈에 집착하는 것 같다. 선업을 쌓는 두 분을 보니 마음이 편안하다”고 극찬했다.

아이디 shjo****도 “선한 일에 선한 댓글을 달아보자”며 “훌륭한 일 부럽다. 감사하다”고 전했다.

반면 아이디 hyje****는 “인도에 한국 사찰을 짓는데 50억을 기부한다고 한다고?”라고 반문하며 “(한국만 보더라도) 돈 없어 굶고, 가족이 자살하는 사건도 흔한데 (이런 곳에 기부를 하니) 아름다워야 할 기부가 곱게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아이디 shad****는 “쓸데없는 짓거리들을 하고 있다”며 “그런 돈이 있으면 늙은 승려들 건강이나 챙겨 달라. 병들어서 치료도 제대로 못 받고 죽는 사람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아이디 oner****는 “그런 돈 있으면 이웃돕기나 장학재단에 출연했으면 더 의미가 있었을 것 같다”며 “돈이 많아 배 두드리고 사는 게 요즘 불교 승려 ‘개독교’ 목사들”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기부는 설매 보살이 먼저 1억원을 준비하며 시작됐다. 연취 보살은 본인 소유 건물을 판 돈으로 나머지 49억원을 마련했다.

이날 설매 보살은 “우리는 잠시 돈을 가지고 사용하다가 빈 몸으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며 “그것을 어디다 남겨둔다기보다 (돈은) 삶에 있어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기부 배경을 밝혔다.

연취 보살은 “부처님의 업을 다시 펴는데 (기부금을) 쓸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이 있기까지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손수·몸소 가르쳐 주신 (설매 보살) 덕분이 아닌가 하다”며 “불자로서 귀의하게 됐고, 오늘의 이런 불사도 하게 됐다. 도반님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두 보살은 내년 2월 말까지 현금으로 50억원 기부를 완료하게 된다. 두 보살은 실명을 밝히지 않는 조건으로 사진 촬영에는 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