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 혼다 차량 운전자가 고속도로 운행 중 차량고장으로 인해 혼다의 ‘24시간 긴급출동서비스’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서비스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큰 불편을 겪었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음).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일본 혼다 차량 운전자가 고속도로 운행 중 차량고장으로 인해 혼다의 ‘24시간 긴급출동서비스’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서비스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큰 불편을 겪었다. (사진은 기사내용과 관련이 없음).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고속도로 운행 중 차량고장

고객이 직접 수차례 전화

긴급상황과 위치설명 반복

절차 신속하게 이뤄지지 않아

[천지일보=김정필, 김현진 기자] 한국 대법원의 일제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일본의 경제 보복성 수출규제로 인해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촉발됐다. 일본수입차 시장에도 불매운동 영향으로 인해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양국의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한 일본수입차 업체가 무책임한 대응으로 국내 소비자에게 피해를 끼친 사건이 발생했다. 고속도로를 달리던 차량에 이상이 생겨 멈춰버린 상황에서 고객이 다급하게 긴급출동서비스를 요청했으나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이 업체는 평소 ‘고객만족을 위해 긴급상황 발생 시 신속한 대응’을 강조하던 곳이었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이와 달랐다.

◆고장~출동신고 과정 중 불편 겪은 고객

본지 제보에 따르면 최근 혼다 차량(혼다 어코드 2017년 9월식)을 운전한 Y씨(50대)는 고속도로 운행 중 차량고장으로 인해 혼다의 ‘24시간 긴급출동서비스’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서비스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큰 불편을 겪었다. 갓길도 없는 고속도로에서 차량 기기결함으로 인해 작동불능 상태가 된 상황에서 혼다코리아에 긴급상황을 여섯 번이나 반복해서 설명했고, 전화도 걸려오는 게 아니라 본인이 직접 계속 전화를 한 끝에 겨우 서비스를 받을 수 있었다는 것.

Y씨의 혼다 차량은 논산천안고속도로 하행선을 속도 110㎞/h로 주행하던 중 갑자기 RPM 게이지가 좌우로 흔들리면서 쇠 깎는 소리와 함께 엑셀, 브레이크가 작동불능 상태가 됐다. 좌우 지나가는 차량을 겨우 피해 차를 정차시킨 후 1차로 혼다 서비스센터에 긴급출동서비스를 요청했다.

긴급서비스센터에서는 긴급 상황을 듣고 전화를 끊고 기다리면 매니저가 전화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약 10분을 기다려도 연락은 오지 않았다. Y씨가 긴급서비스센터에 재차 연락해 “왜 신속한 대응이 없느냐”고 항의했더니 서비스센터 측은 그제야 바로 매니저를 바꿔줬다. Y씨는 현 상황과 위치를 재설명했으나 고객센터에 다시 전화해서 조치를 받으라며 끊었다.

Y씨가 세 번째로 센터에 전화하자, 센터 측에서는 인근지역에서 갈 수 있는 서비스센터가 대전과 수원서비스센터라고 안내하면서 고객이 직접 전화해 서비스를 받으라고 했고, 더구나 번호까지 Y씨에게 직접 받아 적으라고 하면서 Y씨의 화를 부추겼다.

Y씨는 대전서비스센터에 연락해서 렉카차가 현장에 도착하는 순간까지 사고정황과 긴급 상황을 총 여섯 번이나 같은 말을 되풀이한 끝에 1시간을 넘겨 렉카서비스를 받을 수 있었다. Y씨는 “죽을 고비를 넘겨 당황한 상황에서 고객에게 직접 전화번호를 받아 적게 하고, 갓길도 없는 상황에서 신속한 처리를 하지 않는 등 기본적인 보호를 받지 못했다”고 격분했다.

하지만 여기서 다가 아니었다. 대전서비스센터에 도착한 Y씨는 수리기사가 본네트를 열어 보고는 ‘과거 사고가 난 차량’이라고만 대여섯 번 얘기하고 고장 내용에 대한 정보는 주지 않고 부품이 없으니 서울 서비스센터로 가서 수리를 받으라는 얘기만 들었다. Y씨는 “고객 입장에서 이 상황에서 가장 알고 싶은 것은 무엇이 고장이고 수리 견적비나 소요시간이 어느 정도 나오는지 등인데 이에 대한 설명은 없고, 계속 과거 사고가 난 차량이라는 말만 반복하며 서울 서비스센터로 가는 게 낫겠다는 얘기만 들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후 Y씨는 서울 본사 서비스센터에서 약 200만원의 수리비용을 들여 고쳤다. 그러나 긴급서비스 과정에서 큰 불편을 겪은 것에 혼다코리아 본사 측에 항의했으나 혼다 측은 “서비스센터가 하청 업체다보니 문제가 발생한 것 같아 재발하지 않도록 교육을 잘 시키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는 게 Y씨의 설명이다. Y씨는 “본사에서는 아무리 하청업체의 잘못이라도 전체 자신들의 책임인 것처럼 여기고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해야 했으나, 마치 하청업체의 문제로만 보고 책임을 떠넘기는 모양새였다”고 말했다.

24시간 혼다 긴급출동 서비스 안내. (캡처: 혼다코리아 홈페이지) ⓒ천지일보 2019.12.1
24시간 혼다 긴급출동 서비스 안내. (캡처: 혼다코리아 홈페이지) ⓒ천지일보 2019.12.1

◆혼다코리아 긴급상황 시 신속 대응?

혼다코리아 홈페이지에는 ‘고객님의 긴급상황 발생 시 신속한 대응을 위해 항시 대비하고 전국 어디서나 24시간 고객님의 불편사항을 해결하겠다’고 소개돼 있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신속한 대응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고, 긴급출동서비스 절차는 고객이 반대로 직접 계속 연락을 취해야 했다.

이에 대해 혼다코리아 측에 긴급출동서비스 매뉴얼을 문의했으나 공개할 수 없다고 답변했고, 당시 정확한 상황에 대해서는 확인해보겠다고 했으나 자세히 확인하기 어렵다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이지홍 혼다코리아 대표이사는 올해 6월 취임식에서 “고객과 소통하고 신뢰받는 기업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혼다의 경영철학인 ‘인간존중’에서 비롯된 진실된 마음으로 고객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우영 전임 대표 역시 재임 시절 “혼다코리아는 서비스 기술력은 물론, 전반적인 고객만족도 향상을 목표로 지난 2005년부터 CS 컨테스트를 진행해 왔고, 앞으로도 고객만족을 최우선의 가치로 생각하고 이를 위해 종합적인 고객서비스를 강화해 나가겠다”라고 고객서비스를 강조한 바 있다.

전·후임 대표들의 이 같은 발언은 혼다코리아가 실천하기 위해서는 긴급출동부터 서비스센터까지 서비스가 고객에게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지금부터라도 재점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 만족을 위해서는 한 고객의 목소리에도 귀 기울이고 정성껏 서비스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다른 日수입차의 출동서비스는?

그럼 다른 일본수입차 브랜드는 24시간 출동 서비스를 어떻게 하고 있을까. 토요타·렉서스 코리아는 공식 딜러를 통해 구입한 차량에 한해 무료차량관리서비스(FMS)를 실시한다. 2년 동안 차량의 운행과 관련된 문제 발생 시 전국 네트워크를 통해 긴급 출동 서비스를 제공한다. 긴급 출동 서비스는 고객이 신고 접수를 한 후 차대 번호 및 위치 등의 정보를 파악한 후 예상 도착시간을 안내해주고 최단거리에 있는 서비스가 출동한다. 이를 통해 ▲긴급 견인(무상 50㎞) ▲비상 연료 주유 ▲타이어 교체 ▲배터리 점프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인피니티 코리아는 4년 또는 10만㎞ 보증 수리 기간 내 ▲긴급 견인 ▲비상 연료 공급▲타이어 교체 ▲배터리 점프 서비스 등을 무상으로 제공한다. 닛산 코리아는 3년 또는 10만㎞ 보증 수리 기간 내 인피니티와 같은 서비스를 제공한다. 닛산·인피니티 코리아는 긴급 출동 접수를 받은 후 차량 정보를 파악하고 견인 기사와 고객 간 위치를 파악해 소요시간을 안내하고 적절한 조치(센터로 견인 등)를 실행한다고 안내했다.

혼다 ‘어코드’. (출처: 혼다코리아 홈페이지) ⓒ천지일보DB
혼다 ‘어코드’. (출처: 혼다코리아 홈페이지) ⓒ천지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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