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북한이 해외 공관을 통해 각국 정부에 식량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 인터넷판이 10일(현지시각) 외교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익명의 한 아시아 외교 관계자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전세계 40개의 북한 대사관이 각국 정부에 식량 지원을 요청하라는 본국의 지시를 받았으며 대사관마다 할당량도 주어졌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김정일이 북한 대사관들에 "가능한 많은 양의 쌀"을 구해오라고 지시한 시점이 지난해 12월이라고 말했다.

영국 외무부 역시 자국의 북한 대사관이 정부에 식량 지원을 요청한 사실을 인정했다.

가디언은 북한이 세계식량계획(WFP)을 비롯한 국제기구들에 식량 지원을 요청하는 경우는 많지만 이처럼 각국 정부에 직접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고 전했다.

북한이 정부들을 상대로 직접적인 식량 확보에 나설 수밖에 없는 사정은 여러 가지로 볼 수 있다.

우선 북한에 식량을 지원하던 국제기구의 재정이 빠듯하다. 가디언에 따르면 WFP는 지난해 북한 지원 프로그램에 필요한 전체 예산 가운데 겨우 20%만을 확보한 상태다.

설상가상으로 중국 역시 최근 계속되는 가뭄으로 식량 위기에 직면, 북한에 대한 식량지원이 순조롭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9일(한국시각) 개최됐던 남북 군사실무회담까지 결렬돼 국제사회에서 고립된 북한이 식량 지원에 더 큰 어려움을 겪게 됐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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