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합동참모본부는 28일 북한이 이날 오후 함경남도 연포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초대형방사포로 추정되는 단거리 발사체 2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달 31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초대형 방사포의 시험사격 모습. 2019.11.28 [연합뉴스 자료사진. 국내에서만 사용 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서울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합동참모본부는 28일 북한이 이날 오후 함경남도 연포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초대형방사포로 추정되는 단거리 발사체 2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달 31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초대형 방사포의 시험사격 모습. 2019.11.28 [연합뉴스 자료사진. 국내에서만 사용 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연말 가까울수록 도발 더할듯

‘북핵 용인’ 가능성도 제기돼

北, 새길 갈 수 있다 美 압박

“새길 정의 아직 없어” 분석

“과거 핵실험 돌아가진 못해”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북한이 해안포 발사에 이어 대형 방사포라고 주장하는 발사체 도발을 추가적으로 벌이면서, 연말로 시한을 정한 비핵화 협상을 앞두고 한미를 압박하고 있다. 북한이 설정한 비핵화 협상 시한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한미연합훈련까지 연기하면서 북한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미국으로서는 난처한 입장이다. 향후 북미협상의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북한은 지난 28일 오후 4시59분경 함경남도 연포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발사체 2발을 발사했다. 29일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발사한 발사체에 대해 ‘초대형 방사포 연발시험사격’이라고 주장하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시험사격에 참관했다고 전했다.

통신은 “초대형 방사포의 전투 적용성을 최종 검토하기 위한 목적을 두고 진행된 이번 연발 시험 사격을 통해 무기체계의 군사 기술적 우월성과 믿음성이 확고히 보장된다는 것을 확증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사격 결과에 대해 대만족을 표시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 23일 북한은 서해 접경지역 창린도에서 해안포 사격을 하며 9.19남북군사합의를 위반한지 닷새 만에 일이다. 당시 국방부는 합의 위반에 대해 유감을 표시하는 항의문을 군 통신선을 통해서 보냈지만 도발로 답을 해온 것이다.

북한의 이번 발사체 도발 시점은 미국의 추수감사절 새벽 시간이다. 북한이 연말로 시한을 정한 비핵화 협상을 앞두고 대미 압박용으로 해석된다. 이에 연말이 다가올수록 북한의 무력 도발 수위는 높아질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에서는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금지하고 있지만 이를 회피하기 위해 북한은 사실상 탄도미사일을 초대형 방사포로 둔갑시킨 것으로 보인다. 제재를 피하면서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 시험은 계속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셈이다. 이를 통해 협상력을 높이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실제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입장에서는 탄핵정국에 직면했고 북한에 대한 미국 내 부정적 여론이 거세지면서 선거를 앞두고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북한 노동신문은
[서울=뉴시스] 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국방과학원에서 진행한 초대형방사포시험사격을 참관했다"고 29일 보도했다. 2019.11.29. (사진=노동신문 캡처)

최근 미국의 한 연구소에서는 북한의 영구적인 핵 보유에 중국이 순응하고 미국도 이를 인정할 수도 있다는 보고서를 내놓으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은 더 난처하게 됐다.

지난 2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에반스 리비어 전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차관보는 미국 브루킹스연구소를 통해 ‘순망치한: 북중관계 재건’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중국이 북한의 영구적인 핵 보유를 용인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리비어는 보고서에서 “지난 2017년 북한의 거듭된 핵·미사일 실험으로 악화됐던 북중관계가 올 6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북한 방문 등을 계기로 회복됐다”면서 “북한이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할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리비어는 “북한은 사실상 ‘영구적 핵보유국’으로서 주변국과의 관계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고 중국의 대북 영향력 또한 제한할 수 있게 됐다”며 “미국이 더 이상 중국을 통해 대북제재와 압력을 행사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물론 이에 대해 28일 추궈홍(邱國洪) 주한 중국 대사는 “중국 정부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북한의 핵 보유국 지위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점을 다시 강조한다”며 반박하기는 했다. 추 대사는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중 관계의 오늘과 내일, 추궈홍 중국대사에게 듣는다’ 강연회에서 이처럼 밝혔다. 그는 “북한이 핵과 관련한 새로운 도발을 해서는 안 된다”면서 “현 단계에서 중국 정부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를 엄격히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오후(현지시간) 2차 북미정상회담장인 하노이 회담장 메트로폴 호텔에서 만나 만찬을 하고 있다. (출처: 백악관 트위터)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오후(현지시간) 2차 북미정상회담장인 하노이 회담장 메트로폴 호텔에서 만나 만찬을 하고 있다. (출처: 백악관 트위터)

하지만 여전히 북중 관계는 여전히 돈독하고 북중 모두 미국과 군사적으로나 무역분쟁으로나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브루킹연구소 보고서는 설득력이 있다. 더구나 지난 10월 스웨덴 스톡홀름 비핵화 실무협상 결렬 이후 북미대화는 조금도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연말이 눈앞에 다가왔지만 북미 비핵화 대화는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북한의 도발들은 미국과의 대화에 대한 기대감을 접고 새로운 길을 찾겠다는 의지를 다진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북한은 김정은의 말대로 미국이 새 셈법을 가지고 나오지 않으면 새 길을 갈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행동을 보이는 것일 수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북한이 말하는 새 길이 무엇인지는 구체적으로 나온 것이 없고 추정일 뿐이며, 과거 핵미사일 시험을 하던 때로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 센터장은 “북한이 자발적으로 핵을 포기하지 않으면 외교적으로 핵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현실적으로 제한되기 때문에 중국이 북한의 핵개발을 용인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올 수 있다”면서 “그러나 미국은 국제사회의 비확산체제를 이유로 들며 이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만약 북한의 핵을 허용하면 한국과 대만의 핵무장도 허용해야 하는 도미노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