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아일랜드 최종훈(왼쪽)과 가수 정준영. ⓒ천지일보 2019.3.24
FT아일랜드 최종훈(왼쪽)과 가수 정준영. ⓒ천지일보 2019.3.24

‘집단성폭행·불법촬영’ 혐의

정준영 6년 최종훈 5년 선고

걸그룹 가족 권모씨 징역 4년

法, 카톡 공익제보 증거 인정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여성을 집단으로 성폭행하고 성관계 동영상을 불법 촬영·유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가수 정준영(30)씨와 ‘FT 아일랜드’의 전 멤버 최종훈(29)씨에 대해 법원이 각각 징역 6년과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선고를 들은 두 사람은 눈물을 쏟았지만, 너무 늦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강성수 부장판사)는 29일 오전 11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특수준강간) 등 혐의로 기소된 정준영과 최종훈 등에 대한 선고 공판을 열었다.

재판부는 먼저 피고인 전체를 향해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내용을 공유하면서 여성을 단순한 쾌락 도구로 여겼다”며 “나이가 많진 않지만, 호기심 어린 장난으로 하기엔 (피해가) 너무 중대하고 심각해 엄중처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각 범행으로 인한 피해 회복이 이뤄지지 않았고 피해자들이 엄한 처벌을 바란다는 것이다.

불법 몰카 촬영 및 유포 혐의를 받고 있는 방송인 정준영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취재진의 질의를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DB
불법 몰카 촬영 및 유포 혐의를 받고 있는 방송인 정준영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취재진의 질의를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DB

정준영에 대해 재판부는 “항거불능의 피해자를 합동해 간음했고, 여성 성관계 장면을 촬영해 카톡방에 올렸다”며 “이를 나중에 알게 된 피해자들이 느꼈을 고통의 정도를 짐작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꼬집었다.

다만 “하지만 동종 범죄 처벌을 받은 적이 없고,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최종훈에 대해서는 “술에 취한 피해자를 합동 간음하고도 반성 하지 않았다”며 “원하지 않는 성관계로 피해자가 얼마나 고통받을지 헤아리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함께 기소된 클럽 버닝썬 MD(영업직원) 김씨는 징역 5년, 모 걸그룹 멤버의 오빠로 알려진 회사원 권모씨는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연예기획사 전 직원 허모씨에겐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카톡 대화방 내용이 공개된 것이 위법한 증거수집이라는 정준영 측 주장에 대해 “정준영 포함 다수는 수년 동안 특수준강간 등 다양 성범죄를 공유했다”며 “사건 특성상 (카톡 자료는) 진실 발견을 위해 필수 자료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익명 제보자는 클럽 ‘버닝썬’에 대해 관련자 악행의 처벌을 바라는 마음으로 변호사에게 제보했다. 제보자의 카톡 제보 동기는 공공이익”이라며 “제보자가 보낸 카톡 대화내용은 이 사건의 성범죄뿐 아니라 유명 연예인, 사업가, 경찰 등 유착관계의 내용도 포함해 공익 필요성이 상당하다”고 카톡의 증거능력을 인정했다.

빅뱅의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 29)와 가수 정준영(30) 등이 함께 있는 카카오톡 대화방의 모습. (출처: SBS)
빅뱅의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 29)와 가수 정준영(30) 등이 함께 있는 카카오톡 대화방의 모습. (출처: SBS)

선고를 마치자 정준영은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쏟아냈다. 최종훈도 마찬가지로 오열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13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죄질과 피해자들과 합의되지 않은 점을 고려했다”며 정준영에게 징역 7년을 구형했다. 최종훈에겐 징역 5년을 구형했다. 걸그룹 멤버의 오빠로 알려진 회사원 권모씨에겐 징역 10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정준영과 최종훈 등은 2016년 1월 강원도 홍천, 3월 대구 등지에서 술에 취해 몸을 가누지 못하는 여성을 집단 성폭행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특히 정준영 2015~2016년 상대방 동의 없이 촬영된 성관계 등 동영상을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 등에 11차례에 걸쳐 올린 혐의를 받는다.

이 같은 범행이 불거진 것은 ‘빅뱅’의 전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 29)가 주도하던 카톡 대화방이 ‘버닝썬 게이트’로 세상에 알려진 게 계기가 됐다. 이를 통해 자신들이 성폭행당했다는 정황을 확인한 피해 여성들이 이들을 고소하면서 조사가 시작됐다.

이번 선고는 지난 4월 정준영이 구속기소 된 이후 7개월여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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