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국내외 OTT. ⓒ천지일보 2019.11.29
주요 국내외 OTT. ⓒ천지일보 2019.11.29

케이블방송, 위성방송, IPTV 등 국내 유료방송시장이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 잠식당했다. 유튜브,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OTT 출현으로 국내 유료방송시장이 급속도로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국내 유료방송 사업자들이 어떻게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는지 연재해 본다.

웨이브, 낮은 요금제로 승부

시즌, 색다른 시청환경 제공

韓서 협업 강화하는 넷플릭스

넷플릭스·웨이브, 亞시장 노려

亞시장 공략 무기 ‘K콘텐츠’

[천지일보=정다준 기자] 국내 유료방송시장이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 넷플릭스에 대응하기 위해 급변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넷플릭스 대항마 격인 토종 OTT(웨이브)를 출범했으며, KT는 28일 신규 OTT 서비스 ‘시즌’을 공개했다.

국내 OTT시장엔 CJ ENM의 티빙, KT의 시즌, LG유플러스의 U+모바일TV, 왓챠의 왓챠플레이 등 다양한 종류의 OTT 서비스가 있다. 내년 초에는 제2의 토종 OTT(CJ ENM+JTBC)도 출범될 예정이며, 디즈니+, 애플TV 등도 국내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가운데 넷플릭스는 잇따라 국내 기업과 파트너쉽을 맺으며 K콘텐츠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16일 서울 중구 정동1928 아트센터에서 열린 OTT(인터넷 동영상) 서비스 '웨이브' 출범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내빈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태현 콘텐츠웨이브 대표, 최승호 MBC 사장, 양승동 KBS 사장,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박정훈 SBS 사장, 고삼석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제공: 콘텐츠 웨이브) ⓒ천지일보 2019.9.16
16일 서울 중구 정동1928 아트센터에서 열린 OTT(인터넷 동영상) 서비스 '웨이브' 출범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내빈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태현 콘텐츠웨이브 대표, 최승호 MBC 사장, 양승동 KBS 사장,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박정훈 SBS 사장, 고삼석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제공: 콘텐츠 웨이브) ⓒ천지일보 2019.9.16

◆ 웨이브, 콘텐츠와 가격으로 넷플릭스에 도전

넷플릭스가 국내 OTT 시장을 잠식한 가운데 SK브로드밴드의 옥수수(Oksusu)와 지상파3사의 푹(POOQ)이 연합해 토종OTT ‘웨이브’를 지난 9월 출범시켰다. 넷플릭스 대항마라는 수식어와 함께 기대를 한껏 받고 출범한 웨이브는 저렴한 요금제와 오리지널 콘텐츠로 선보이며 국내 OTT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웨이브는 출시 한달 만에 270만 가입자를 유치해 가입자 200만 수준인 넷플릭스를 앞섰다.

웨이브는 출범과 함께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에 나섰다. 첫 오리지널 콘텐츠 ‘녹두전’에는 100억원을 투자했으며 2023년까지 3000억원까지 투자금을 늘릴 계획이다. 아울러 해외시리즈 등 차별화된 독점 콘텐츠 확보에도 힘을 쏟고 있다. 웨이브의 요금제는 베이직 7900원, 스탠다드 1만 900원, 프리미엄 1만 3900원으로 넷플릭스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책정됐다.

SK텔레콤 박정호 사장이 25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한-아세안 문화혁신포럼에 연사로 나서 ‘한류’를 넘어서는 ‘아시안 무브먼트’ 개념을 제시하며 아시아 전체가 힘을 합쳐 글로벌 콘텐츠를 함께 만드는 콘텐츠 연합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천지일보 2019.11.25
SK텔레콤 박정호 사장이 25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한-아세안 문화혁신포럼에 연사로 나서 ‘한류’를 넘어서는 ‘아시안 무브먼트’ 개념을 제시하며 아시아 전체가 힘을 합쳐 글로벌 콘텐츠를 함께 만드는 콘텐츠 연합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천지일보 2019.11.25

한편 지난 25일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문화혁신포럼에서 “아시아 전체가 힘을 합쳐 고유의 문화 DNA를 바탕으로 글로벌이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를 함께 만들고 이를 위한 기반 인프라도 공동으로 구축하자”고 제안했다. 이어 “미디어 산업에 있어 기술보다 더 중요한 것이 바로 ‘문화적 주체성’”이라며 “한류가 아시아의 문화적 역량을 기반으로 하는 만큼 아시아 전체가 힘을 합치면 이를 뛰어넘는 ‘아시안 무브먼트(Asian Movement)’가 가능하다”고 역설했다.

기술 기반 혁신 역량에 아시아적 가치를 더해 아시아 전체가 함께하는 콘텐츠 연합을 만들자는 것이다. 이와 함께 자본 투자, 기술 협력 및 제작 역량 교류∙육성 등을 지원하는 아시아 콘텐츠 스튜디오(Asia Contents Studio) 설립 제안과 한국의 ‘웨이브’를 아시아의 ‘웨이브’로 만들어 아시아 전체가 협업하는 미디어 플랫폼 구축을 선언했다.

KT가 28일 서울 종로구 KT스퀘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새로운 모바일 미디어 서비스 ‘Seezn(시즌)’을 발표했다. 사진은 KT 모델들이 시즌을 소개하고 있는 모습. (제공: KT) ⓒ천지일보 2019.11.28
KT가 28일 서울 종로구 KT스퀘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새로운 모바일 미디어 서비스 ‘Seezn(시즌)’을 발표했다. 사진은 KT 모델들이 시즌을 소개하고 있는 모습. (제공: KT) ⓒ천지일보 2019.11.28

◆ KT, 5G·AI기반 OTT ‘시즌(Seezn)’

KT는 28일 서울 종로구 KT스퀘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새로운 모바일 미디어 서비스 ‘시즌’을 발표했다. 이날부터 공식 서비스를 시작한 시즌은 5G와 AI를 바탕으로 모바일에서 영상 콘텐츠를 보다 실감나고 편하게 즐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초고화질, 초저지연, 슈퍼사운드 등 타 OTT와 차원이 다른 시청환경을 제공한다. 가입 요금제에 따른 화질 제한을 두지 않아 초고화질로 제작된 콘텐츠는 누구나 생생하게 이용할 수 있다. ‘보헤미안 랩소디’ ‘악인전’ 등 인기 영화를 4K UHD 화질로 감상할 수 있도록 영상 품질을 올리는 데 주력했다. KT는 현재 4K UHD 화질로 2019년 개봉 영화를 볼 수 있는 모바일 OTT 서비스는 시즌이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영화나 드라마를 보다가 해당 콘텐츠의 주제곡(OST)이나 TV 속 배경음악(BGM)을 듣고 싶으면 앱에서 바로 음악 정보를 확인하고 들을 수 있다. 현재 시즌에서 바로듣기로 이용할 수 있는 주제곡 및 배경음악은 약 17만곡이며 점차 이용 가능한 곡을 확대할 계획이다. KT는 지상파·종편·케이블 방송 콘텐츠를 시즌 하나로 모두 감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구현모 KT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사장)은 “5G 시대가 필요로 하는 차세대 모바일 미디어의 표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CEO가 25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한-아세안 문화혁신포럼에 연사로 나서 지역 창작자들과 파트너십 강화해 한국과 아시아 콘텐츠 저력 세계에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천지일보 2019.11.25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CEO가 25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한-아세안 문화혁신포럼에 연사로 나서 지역 창작자들과 파트너십 강화해 한국과 아시아 콘텐츠 저력 세계에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천지일보 2019.11.25

◆ K콘텐츠 확보 나선 넷플릭스

넷플릭스가 국내 방송사·제작사와의 협업을 강화하며 K콘텐츠 대량 확보에 나서고 있다. 넷플릭스는 지난 25일 JTBC의 자회사인 JTBC콘텐츠허브와 다년간에 걸친 콘텐츠 유통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발표했으며 지난 21일에는 CJ ENM과 자회사 스튜디오드래곤과 함께 콘텐츠 제작과 글로벌 유통을 위한 전략적 혈맹 관계를 발표하기도 했다. 파트너십의 일환으로 스튜디오드래곤 주식 중 최대 4.99%를 넷플릭스에 매도할 권리를 갖기도 했다. 이번 파트너쉽에서 JTBC와 스튜디오드래곤은 각각 3년간 드라마 20여편을 제공한다.

유료방송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무기를 준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디즈니+ 출범에 따른 미국 내 입지가 줄어들어 아시아 시장 공략에 나섰다는 것이다. 이미 K콘텐츠는 한류를 통해 입증된 바 있어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기 좋은 무기가 된다고 분석했다.

넷플릭스는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사들인 국내 콘텐츠는 710여편 정도다. 드라마에 대규모 제작비를 직접 투자하기도 한다. 지난 6월 방영된 tvN ‘아스달 연대기’엔 제작비의 절반가량인 25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5일 부산에서 열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문화혁신포럼에서 “각기 다른 소비자들의 인터넷 환경이나 이용 기기에 상관없이 누구나 좋은 품질로 넷플릭스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LG유플러스, CJ헬로, 딜라이브 등 유료방송사업자는 물론, 삼성전자와 LG전자 같은 주요 제조사와도 협업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넷플릭스가 손쉽게 한국 콘텐츠를 찾을 수 있도록 ‘한국이 만든 콘텐츠(Made in Korea)’ 검색 컬렉션을 공개했다고 27일 밝혔다. ⓒ천지일보 2019.11.27
넷플릭스가 손쉽게 한국 콘텐츠를 찾을 수 있도록 ‘한국이 만든 콘텐츠(Made in Korea)’ 검색 컬렉션을 공개했다고 27일 밝혔다. ⓒ천지일보 2019.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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