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기총개혁을위한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위원장 최귀수 목사가 지난 10일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비대위 기자회견에서 예장합동 42명이 길자연 목사 측에서 돈을 받았다는 양심선언 서명서(사본)를 보여주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강주성 목사 “길 목사 측에서 100만 원 줘”
개혁비대위 “예장합동 42명 양심선언 서명”

[천지일보=최유라 기자] 그간 쉬쉬했던 한기총 금권선거 의혹이 이번에는 금품수수를 받은 한 목사의 ‘양심선언’ 폭로로 교계가 충격에 휩싸였다.

한기총개혁을위한비상대책위원회(가칭 비대위)가 지난 10일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소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연 가운데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합동 소속 강주성 목사가 “길자연 목사 측으로부터 돈을 받았다”고 시인했다.

양심선언을 발표한 강 목사는 “목회생활 20년을 지내면서 오늘날 한국교회 현실을 보면 희망이 없다는 것을 보게 됐다”며 “교회 안에서 행해지고 있는 불법타락한 선거문화가 너무 부패해 이 문화를 바꾸지 않고는 한국교회의 미래가 없다는 것을 인식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홍○○ 목사가 지난해 9월 29일 밤 10시경 강원도 대명콘도 218호실에서 40여 명(예장합동)에게 1인당 100만 원씩 돈을 건넸다”고 폭로했으며 “그 자리에 길 목사도 있었다”고 전했다. 바로 다음날(30일) 대표회장 후보자로 추천됐던 홍 목사는 길 목사를 추천한 뒤 사퇴했으며 이날 길 목사가 대표회장 후보로 당선됐다.

또 그는 “그 후에 한기총 대표회장 본 선거에서도 많은 돈이 뿌려지고 있다는 소문이 들려 한기총 대표회장 이광선 목사와 선대위 위원장 엄신형 목사에게 즉각 이 사실을 조사해 줄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비대위 측은 “강 목사는 현재 신변의 위협을 느껴 집에도 못 들어가는 상황”이라며 “강 목사는 예장합동 측 40여 명의 총대들을 대표로 공개적인 양심선언을 하기까지 상당한 갈등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서 일부 기자들은 “비대위가 진정 한기총의 개혁을 바란다면 길 목사 측만 드러낼 것이 아니라 비대위 측의 불법행위도 공개해 먼저 진정성을 보여라”는 등의 질문을 던졌다.

이에 대해 비대위 측은 “우리도 부정·부패한 것을 밝히겠다. 하지만 우리라도 먼저 개혁하지 않으면 앞으로 한국교회에 소망이 없어질 것 같아 비대위를 결성한 것”이라며 개혁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이날 비대위는 “불법을 자행한 길자연 목사의 용퇴를 촉구한다”며 “예장합동 교단 42명의 총대들의 양심선언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또 “불법선거는 당선 이후에도 적발이 되면 당선이 무효화되며 사법처리를 받고 있다”며 “그동안 한기총 대표회장 선거 때 막대한 돈을 쓰고 선거법을 어겨도 적당히 넘어가는 것을 묵인한 우리 모두는 하나님 앞에 통절히 회개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제는 길자연 목사도 자신의 과오를 시인하고 조용히 물러날 것”을 재차 피력했다.

한편 한기총 길자연 목사가 대표회장 금권선거를 폭로한 강 목사의 발언에 어떤 해명과 대책을 내놓을지 교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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