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김중수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라크 사태 등 대외 불안 요인 작용
물가상승압력 가시화, 다음 달 인상될 듯

[천지일보=김두나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연 2.75%로 동결했다. 물가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지만 이라크 대규모 시위사태, 중국의 긴축 등 대외 요인과 국내 가계부채상환 문제 등의 우려로 두 달 연속 기준금리 인상은 부담이 컸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경제전문가들은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한 한은이 이르면 다음 달에 추가 인상을 결정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11일 정례회의를 열어 통화정책 방향을 논의하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2.75%에서 유지하기로 했다.

한은은 “세계경제는 회복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나 국제원자재가격의 변동성 확대, 일부 유럽국가의 재정문제로 인한 국제금융시장 불안 등 위험요인이 남아있다”며 동결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기준금리 동결 원인으로 이라크 사태 지속 등의 대외 불안 요인과 전셋값 상승 등에 따른 금리 인상 부담 등을 꼽았다.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 오르며 한은의 물가안정 목표치(3.0±1.0%) 상단을 훌쩍 뛰어넘는 등 물가 상승 압력이 거세지만 중국 금리 인상 여파 등 해외 위험 요인을 간과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또 지난달 금리 인상에 따른 시장 파급 효과를 시차를 두고 지켜봐야 한다는 판단도 작용했을 것으로 해석됐다.

김완중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이달 기준금리 결정은 물가뿐만 아니라 다른 요인이 통화정책을 고민하게끔 했다”며 “대외적 요소로 봤을 때 일주일 전부터 이라크 사태 지속과 중국의 추가 금리 인상 여파 등의 동결요인이 부각됐다”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이어 “주식시장이 예상보다 크게 조정을 받으면서 외국인 자금 이탈 가능성이 높아진 점도 이번 동결에 큰 영향을 끼쳤다”며 “물가 측면에선 금리가 인상되면 주택매매거래를 위축시킬 위험이 존재하기 때문에 최근 전셋값 상승 등이 인상 가능성을 낮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엘지경제연구원 최문박 연구원은 “물가 상승의 원인이 구제역이나 한파와 같은 계절적 특성에 따른 공급 측면의 요인이었기 때문에 두 달 연속 금리 인상을 급하게 진행할 필요성을 못 느낀 것 같다”며 “지난 1월 금리 인상 정책 효과를 지켜보기 위한 시차도 고려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다음 달 인상 가능성에 대해선 한은이 이달 기준금리는 동결했지만 조만간 추가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월 소비자물가 지수가 지난달보다 높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해 추가 인상 가능성 역시 높다는 분석이다.

최 연구원은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가 3.7~3.8%로 높게 나오는 등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에 다음 달에 추가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한은은 지난달 동결 가능성에 무게를 둔 금융시장의 예상을 깨고 신묘년 첫 달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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