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21일 열린 제216회 진주시의회 제2차 정례회 모습. 한복을 입은 관계자는 조규일 진주시장, 박성도 시의회의장을 비롯한 박철홍·서정인·정인후 시의원 등 5명만 보인다. 시의원은 총 21명 가운데 4명만 동참했다. (제공: 진주시의회) ⓒ천지일보 2019.11.27
이달 21일 열린 제216회 진주시의회 제2차 정례회 모습. 한복을 입은 관계자는 조규일 진주시장, 박성도 시의회의장을 비롯한 박철홍·서정인·정인후 시의원 등 5명만 보인다. 시의원은 총 21명 가운데 4명만 동참했다. (제공: 진주시의회) ⓒ천지일보 2019.11.27

발의한 시의원들도 불참

시의원 21명 중 4명 참여

전주 등 타지자체와 대조적

[천지일보 진주=최혜인 기자] 경남 진주시에 ‘한복 장려 조례’가 제정됐지만 참여율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복 조례’는 지난 9월 더불어민주당 박철홍, 윤갑수 의원, 자유한국당 황진선 의원 3명이 발의·제정된 안으로 ‘한복 입는 날’ 지정 등을 통한 한복 입기 활성화를 골자로 한다.

이 조례는 그 목적을 ‘민족 고유의상인 한복 착용을 장려해 전통문화유산과 정신문화를 계승·발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해당 조례는 강제조항은 아니지만 '시의회 정례회가 열리는 첫날'에 출석하는 의원과 공무원에게 한복 입기를 권유할 수 있다는 내용을 명시했다.

이달 21일에는 한복 조례가 제정된 후 첫 무대인 제216회 진주시의회 제2차 정례회가 열렸다.

전주시의원들이 25일 열린 제356회 임시회에서 우리 옷 한복 입기 문화 확산을 위해 한복을 입고 임시회를 하고 있다. (제공: 전주시의회) ⓒ천지일보 2019.1.26
전주시의원들이 25일 열린 제356회 임시회에서 한복 입기 문화확산을 위해 한복을 입고 임시회를 하고 있다. 대부분의 시의원들이 한복을 입고 등원해 총 21명 중 4명만 참여한 진주시의회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제공: 전주시의회) ⓒ천지일보 2019.1.26

이날 본회의장에 한복을 입고 나온 관계자는 조규일 진주시장, 박성도 시의회의장을 비롯한 박철홍·서정인·정인후 시의원 등 5명에 불과했다.

이 조례를 발의한 나머지 황진선, 윤갑수 의원도 한복 입기에 동참하지 않았다.

시의원의 경우 총 21명 가운데 4명을 제외한 17명이 한복 입기에 불참해 정작 이 안을 통과시킨 시의원들의 참여가 저조하다는 지적이다.

정치인과 달리 공무원들은 근무 시 불편함으로 인해 ‘의회출입용 한복 입기’나 ‘전시용’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 이날 집행부는 조규일 시장을 제외하면 한복을 입고 등원한 고위 공무원은 없었다. 전주시 등 ‘한복 장려 조례’를 제정한 타 지자체 의원들 대부분이 한복 입기에 동참한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더불어민주당 박철홍 의원은 “사전에 공지를 다 했지만 의원들이 감기몸살이 퍼져 한복을 못 입고 나왔다”며 “발의한 의원들도 건강이 나빠져 한복을 입지 못했다”고 답변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철홍 의원 5분 자유발언 모습. (제공: 진주시의회) ⓒ천지일보 2019.5.21
더불어민주당 박철홍 의원 5분 자유발언 모습. (제공: 진주시의회) ⓒ천지일보 2019.5.21

이어 “여성의원들은 머리, 화장 등 이틀 전부터 준비를 해야 한다고 들었다. 그런 점도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의원들이 정쟁으로 다투더라도 다 같이 한복 입는 모습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내년 6월 정례회 전 2월 임시회에는 모든 관계자들이 한복 입기에 동참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진주공무원노조 관계자는 “한복 입기 조례안은 공무원 입장에서 ‘반강제성’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며 “최근 다른 지자체를 보면 복장도 반바지 입기 등 자율화·간소화하고 있는데 ‘시대에 역행하는 발상’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 지역의 한 관계자는 “한복 조례가 만들어졌다고 다들 지키리라 생각하면 큰 오산”이라며 “전체의원 간담회를 통해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한편 ‘한복 장려 조례’는 전국적으로 243개 지자체 중 서울·대구·전주 등 15개 시군에서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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