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어린이들이 13일 수도 내 진흙 집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아프간 겨울은 차가운 바람과 심한 강설로 수십 년 동안 전화에 시달리는 이들을 괴롭힌다. 날이 풀리면 탈레반 춘계 공세가 시작된다. (출처: 뉴시스)
아프가니스탄 어린이들이 13일 수도 내 진흙 집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아프간 겨울은 차가운 바람과 심한 강설로 수십 년 동안 전화에 시달리는 이들을 괴롭힌다. 날이 풀리면 탈레반 춘계 공세가 시작된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아프가니스탄의 남학생 최소 500여명이 성적 학대를 받았고, 이 중 일부는 살해당했다고 폭로한 시민사회 활동가 두 명이 정보기관에 구금됐다.  

국제 인권단체인 앰네스티는 25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아프가니스탄 정부는 활동가 무사 마흐무디와 에사눌라 하미디를 즉각 석방하라”고 촉구했다고 AP통신과 AFP통신, 연합뉴스 등이 보도했다.  

아프가니스탄 일부 지역에는 남아 있는 ‘바차 바지(bacha bazi)’라는 악습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바차 바지는 나이 든 남성이 소년을 여장시키고 성적 노리개로 삼는 것으로, 영어로 하면 ‘보이 플레이(boy play)’라 불리는 이 행위는 아프간에서 권력자의 위상을 과시하는 상징처럼 여겨졌다.  

무사와 에사눌라는 이달 초 영국 가디언지를 통해 “아프가니스탄 로가르주의 6개 학교 남학생 최소 546명이 학교장, 교사, 지방 공직자, 학교 선배 등으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이들은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이 지역 남학생들이 성적 학대를 당한 동영상 100개를 발견하고 피해자들을 찾아다니며 진상조사를 벌였다.  

이들은 “우리가 만난 피해자들은 14∼20세 남학생들”이라며 “학대가 광범위하게 이뤄졌기에 수천명이 피해자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무사와 에사눌라는 SNS 동영상을 통해 얼굴이 공개된 피해 남학생 중 5명이 가족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가족 등으로부터 살해당했다고 주장했다.  

무사와 에사눌라는 이번 사건을 폭로한 뒤 ‘로가르주의 명예를 더럽혔다’는 이유로 정보기관의 감시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카불에서 아프간 국가안보국(NDS)에 체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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