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신대학교. ⓒ천지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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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임혜지 기자] 강의 중 성희롱 발언으로 도마에 오른 총신대 교수 중 한 사람이 자신의 발언에 대해 “의학적 사실”이라며 반박하고 나서면서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하고 있다. 이 가운데 학교 측은 성희롱 의혹을 받고 있는 교수들에 대해 조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25일 대학가에 따르면 총신대 A교수는 최근 강의동에 논란이 된 자신의 발언과 관련된 대자보를 붙였다. 대자보를 통해 A교수는 “강의 내용 가운데 들어 있는 정당한 의학적 사실 제시를 성희롱으로 곡해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여성 성기 발언은) 생물학적이고 의학적인 사실로 얼마든지 지적할 수 있는 것”이라면서 “본인은 기회가 주어질 때 이 사실을 알려서 건전한 성관계를 증진시키는 일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본인은 또 동성 간 성관계를 비판하는 가운데, 동성 간에 느끼는 성욕은 선천적인 것이 아니라 후천적 습관에 의해 형성되는 것임을 생물학적이고 의학적인 사실로 지적한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이 점을 적극적으로 알려 동성 간 성관계에 경종을 울리는 일을 계속할 것임을 밝혀 둔다”고 덧붙였다.

앞서 총신대 총학생회는 SNS를 통해 올해 해당 대학 다수의 교수들이 강의 중 수차례 성희롱이나 성차별적 발언을 했다고 폭로했다. 총학생회가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나한테 사랑한다고 해줬는데 그 말이 자매가 해주는 것보다 더 좋았다. 난 영계가 좋지, 노계는 별로” ▲“여성의 성기는 하나님께서 굉장히 잘 만드셨다” ▲“대낮에 길거리에서 거울을 보고 화장하는 것은 몸 파는 여자들의 행동” ▲“이 세상 모든 여성이 이영애처럼 생기면 ‘아름답다’는 말이 등장할 수 없다. 다른 한쪽이 추하다는 개념을 보여주니 이쪽은 아름답다고 얘기할 수 있다” ▲“헤어롤을 하고 화장하는 학생들이 있는데 이런 모습은 외국에서 매춘부나 하는 짓” 등의 발언이다.

이에 대해 총학생회는 “신학 대학의 도덕성을 추락시킨 비극”이라며 “사건 당사자들은 대학교수로서 학생들에게 진정성 있게 사과하고, 합당한 징계 절차를 통해 책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총학생회는 “지난 1개월 동안 학교는 여전히 수업과 채플에서 발생하는 성희롱, 성차별 문제, 공론화 된 교수 징계, 2차 가해 확산 방지, 제보자 보호, 수업권 침해, 재발 방지 그 어떤 것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학교가 사건 대응을 지연시켜 은폐 시도의 의혹만 키울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 총신대는 학생들이 고발한 이들 교수에 대해 조사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같은 날, 총신대는 “지난 18일 총학생회가 밝힌 강의 중 성희롱 발언을 한 교수 4명에 대해 이번주 조사가 시작된다”고 밝혔다. A교수도 조사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총신대 교수 성희롱 논란은 동성애 옹호 문제로까지 번지는 분위기다. A교수는 대자보에서 학생들이 정부와 함께 동성애를 조장하고 있다는 뉘앙스의 말도 덧붙이며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학생들의 주장은 현 정부가 입법화하고자 전 방위적으로 시도하고 있는 차별금지법의 독소조항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면서 “건전한 성윤리를 파괴하고 동성애를 조장하려는 정부의 시도에 총신대 학생들이 동조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총학생회는 맞불 대자보를 통해 “학내에서 불거진 성 문제를 정치 진영 논리, 이분법적 사고로 해석하는 것은 명백한 오류”라며 “문제의 본질을 왜곡하는 행위”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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