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이지영 기자] 설 교통체증 때문에 힘드셨죠? 예전엔 도로상황이 지금보다 더 안 좋아서 먼 길을 떠날 때면 15시간이 족히 더 걸렸습니다.

차에서 내려 뛰어가는 것이 더 빠를 것 같은 긴 정체구간. 늘 빠르게만 달리던 차들이 정지되다시피하니 여기저기서 색다른 볼거리가 있었습니다.

옆 차 살림살이를 구경하고 앞 차와 뒷 차로 만난 신개념 이웃사촌이 생겨났죠. 차들 사이로 지나가며 뻥튀기와 커피, 아이스크림 파는 장사꾼들에게 명절 연휴는 대목이었습니다.

지금은 곳곳에 잘 닦인 새 도로가 나고 KTX 열차로 6시간 거리를 반쯤 단축해서 갈 수 있게 됐습니다.

고속도로나 국도에서 표지판을 살피느라 긴장하거나, 두 갈래 길에서 낭패를 보는 일, 차 속에서 큰 지도를 펼쳐들고 길을 찾던 모습도 사라졌지요.

대신 네비게이션에서 쉴 새 없이 떠드는 안내양의 목소리와 함께 고향길을 갑니다.

하지만 네비게이션도 능사는 아닌가 봅니다. 가끔 프로그램 업데이트를 하지 않아 같은 곳을 뺑뺑 도는 우스꽝스런 모습이 연출되기 때문입니다.

네비게이션 길안내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네비게이션 안내맨트에 적응하는 일이 막히는 도로를 통과하는 것 만큼이나 힘들고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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