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창우 안전사회시민연대 대표

미국의 제국주의적 행태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 주한미군 관련 비용으로 5조원을 추가로 내라고 한다. 지난해 ‘방위비 분담금’이라는 이름으로 주한미군 주둔비를 1조 389억원이나 대납했는데 내년에는 무려 458%나 증액시키라고 한다. 1년 만에 458%!. 이래서 “날강도냐?”는 소리가 나오고 “삥 뜯는 조폭이냐?”는 외침이 터져 나오는 것이다.

한국의 세입자들과 노동자, 중소기업은 갑질에 치를 떨고 있다. 미국은 지금 대한민국을 상대로 최악의 갑질을 자행하고 있다. 이런 자와는 거래를 끊는 게 최상책이다. 이런 자에게 달라는 임대료를 낮춰 달라, 제발 좀 봐 달라고 말하면서 자비를 베풀어달라고 하면 더욱 얕잡아 보고 더 많이 울궈내기 위해 갖은 수단을 다 동원한다.

미국이 세계 최강의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고 이 군사력을 이용해 세계의 패권국가로 군림해왔다는 건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미국은 아프가니스탄전쟁, 이라크전쟁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국력이 급속히 기울었다.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 빼고 어떤 전쟁에서도 이겼던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침략전쟁과 이라크 침략전쟁의 수렁에 빠져 국력이 쇠잔해 지고 말았다. 침략근성을 못 버리고 명분 없이 무모한 전쟁을 연거푸 벌이다가 나라의 앞길에 먹구름이 드리우게 됐던 것이다. 사정이 이쯤 되면 군사력을 줄여 다른 세계와 공존을 모색하고 평화에 기여하는 국가로 다시 태어나야 하는데 계속해서 군사력 의존 정책을 밀고 나가다가 오늘의 사태에 직면하게 됐다. 이제는 동맹국을 등쳐서 자국의 방대한 군사력을 유지하는 길을 선택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한국에 주둔비 50억 달러를 강요하게 된 배경이다. 미국의 조폭적 행태에 한국 정치인들은 한가하기 이를 데 없고 미국의 심기를 거스를까봐 전전긍긍하는 모습을 보이는 인물도 있고 이 와중에 미국의 눈도장을 받고자 하는 한심스런 인물도 있다.

여야 원내 대표 3인이 미국을 향했다. 무슨 염치로 가는지 알 수가 없다. ‘방위비 분담금 결의안’조차 통과시키지 못한 국회다. 무슨 힘으로 한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을 것인가? 미국이 한일 사이의 쌍무적 협정인 한일군사협정의 종료에 대해 갖은 내정간섭을 다하고 한국정부를 공개적으로 모욕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한마디도 못하는 국회다. 무슨 힘이 있어 워싱턴 정가에 가서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인가!

나경원 원내대표는 미국 방문 직전에 “오늘부터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단식에 돌입한다”고 하면서 “지소미아 파기로부터 시작된 외교안보의 어려운 부분을 풀어 가는데 도움이 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황 대표가 청와대 앞에서 말하는 걸 보면 나 원내대표는 허언을 한 것이다.

‘지소미아 파기 철회’를 내건 황 대표의 태도와 행동이 어떻게 미국에게 협상력을 높이고 ‘외교안보의 어려운 부분을 풀어 가는데 도움’이 되겠는가? 황 대표의 주장은 오히려 정부를 곤란한 상황에 빠지게 만들어 국익을 손상시키고 국민의 혈세를 미국에게 더 많이 퍼주게 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황 대표가 단식하는 건 자유다. 하지만 이번 단식은 과녁을 잘못 맞춰도 한참 잘못 맞췄다. 문재인 정부가 한일군사협정을 종료키로 한 것은 일본이 ‘한국은 안보상 신뢰할 수 없는 국가’라는 이유를 대며 수출을 규제하고 백색국가에서 제외했기 때문이다. 이를 모를 리 없는 황 대표가 일본에게는 아무 소리 안하고 한국정부와 대통령을 향해서만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파기 철회’를 외치는 것은 국익에 큰 손실과 타격을 입히는 행위이다.

황 대표는 단식에 들어가면서 “죽기를 각오하겠다”고 했는데 일본 아베 정부의 ‘반 평화’ ‘반 역사’ 폭주와 경제침략, 미국 트럼프 정부의 주둔비 증액 압박에 대해 ‘죽기를 각오하고’ 미국 대사관 앞이나 백악관, 해리스 미국 대사의 관저 앞 또는 일본대사관 앞에서 단식을 했다면 지지율이 최소한 10%는 급등하고 공안검사의 전력과 박근혜 정권 부역자라는 음침한 이미지도 어느 정도는 털어낼 수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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