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하원의 탄핵조사 공개청문회에 고든 선들랜드 유럽연합(EU) 주재 미국 대사가 출석해 선서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2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하원의 탄핵조사 공개청문회에 고든 선들랜드 유럽연합(EU) 주재 미국 대사가 출석해 선서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고든 선들랜드 유럽연합(EU) 주재 미국 대사가 미 하원 탄핵조사 공개 청문회에서 우크라이나 스캔들의 핵심인 ‘퀴드 프로쿼(대가)’를 인정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직접 명령에 따라 움직였다고도 인정했다.

‘우크라이나 스캔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지원을 대가로 우크라이나에 대해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에 대한 조사를 압박했다는 의혹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 하원이 이와 관련한 탄핵 조사를 벌이는 가운데 20일(현지시간) 선들랜드 대사는 공개청문회 증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고 CNN방송과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거액을 기부했던 ‘큰 손’의 입에서 민주당이 기대했던 진술이 나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층 궁지에 몰릴 가능성이 커졌다.

선들랜드 대사는 “정보위원들이 이 복잡한 사안을 간단한 질문의 형태로 압축해왔다는 걸 안다. 백악관과의 통화 및 면담과 관련해 ‘퀴드 프로 쿼’가 있었는지 말이다. 내 답변은 ‘예스’다”라고 밝혔다.

그는 “나와 릭 페리 에너지 장관, 커트 볼커 전 국무부 우크라이나 협상 대표는 미국 대통령의 분명한 지시에 따라 우크라이나 문제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 루디 줄리아니와 일해왔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에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수사 개시를 종용하는 과정에 트럼프 대통령의 직접적인 지시가 있었음을 인정한 셈이다.

선들랜드 대사는 지난 9월 자신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측근에게 우리가 수 주 동안 논의한 것에 대한 공개적 발표와 관련해 우크라이나가 일종의 행동을 취할 때까지 우크라이나는 미국으로부터 군사지원금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선들랜드 대사는 바이든 부자 등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조사 발표’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지원을 위한 조건이라는 것을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자신에 말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다만 선들랜드 대사는 특히 우크라이나에 대한 압박과 관련해 트럼프 행정부 내 여러 핵심 인사들이 다 인지하고 있었다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 그는 “모든 사람이 일원(in the loop)이었다”면서 “그것은 비밀이 아니었다”고 증언했다. 

선들랜드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 측에 거액을 기부한 측근으로,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믿었던 ‘큰손’에게서 배신을 당한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반격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텍사스로 출발하기에 앞서 기자들에게 선들랜드 대사가 증언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통화에서는 ‘(우크라이나로부터)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는 것을 거론하며 “이는 모든 것이 끝났다는 의미”라면서 “’나는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 미국 대통령으로부터의 마지막 말”이라면서 대가성을 거듭 부인했다.

줄리아니도 트윗을 통해 “선들랜드는 매우 적은 접촉에 기초해 추측하고 있다”면서 “나는 그를 결코 만나지 않았고, 매우 적은 통화만 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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