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아파트 단지. ⓒ천지일보DB
서울 서초구 아파트 단지. ⓒ천지일보DB

상한제 지역 가점·경쟁률 급증

지난해는 55.6점, 올해 58.4점

非대상지의 점수 하락세 ‘뚜렷’

[천지일봉=유영선 기자] 서울에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된 지역의 청약 쏠림·과열현상이 확연해지고 있다.

21일 KB국민은행 부동산 플랫폼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서울에서 상한제가 적용된 지역 중 지난달 입주자 모집공고를 낸 분양단지의 청약 당첨 최저가점과 평균가점은 각각 67점, 68.5점으로 파악됐다. 이는 올 들어서 두 번째로 높은 것이다.

강남권과 마·용·성(마포·용산·성동) 등 집값이 급등해 상한제 적용 대상이 된 지역에서 올해 가장 높은 청약점수가 나온 시기는 6월 초·중순에서 7월 초이다. 당시 최저가점은 68점, 평균가점은 69.7점이었다. 시기적으로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도입을 처음으로 언급한 때다. 상한제 적용 지역에서 예비 청약자들의 ‘로또 청약’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커지는 것으로 해석된다.

상한제 적용지역의 청약 평균가점은 지난해 55.6점에서 올 들어 58.4점으로 높아졌다. 반면 상한제가 적용되지 않은 지역의 평균가점은 이 기간 57.9점에서 53.6점으로 낮아졌다. 이 지역의 평균가점은 지난 8월 64점에서 9월 61.5점, 10월에 58.2점으로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청약 최저·최고 가점으로 봐도 상한제 비적용 지역의 점수 하락세는 뚜렷했다.

청약 경쟁률도 상한제가 적용된 지역은 지난해 평균 21.3대 1에서 올 들어 51.6대 1로 올랐지만, 상한제 비적용 지역은 이 기간 33.7대 1에서 26.4대 1로 떨어졌다.

최근 상한제 적용지역에서 분양한 단지의 청약열기는 뜨겁다. 서초구 잠원동 반포우성아파트를 재건축하는 ‘르엘 신반포 센트럴’의 평균 당첨가점은 70.3점을 기록했다. 전용 59㎡·84㎡A·84㎡B에서는 청약 최고가점이 만점(84점)에서 불과 5점 부족한 79점이었다. 강남구 대치동 구마을 2지구를 재건축하는 ‘르엘 대치’의 평균 당첨가점은 67.3점이었다. 청약 경쟁률은 212.1대 1로, 올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이 단지가 위치한 서초구 잠원동은 정부가 지난 6일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 대상지로 지정한 곳이다. 그러나 이 단지는 상한제 시행 이전 관리처분인가를 받고 유예기간(내년 4월 29일) 이전에 입주지 모집공고를 신청해 상한제 대상에서 벗어났지만, 가점이 높은 예비 청약자들이 대거 몰린 것이다. 서울은 상한제 유예기간 이후 신규 공급이 급감할 것이라는 우려감이 작용하면서 청약 고가점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상한제 적용 지역 당첨자를 겨냥해 최장 10년간 전매제한, 실거주 의무기간 부여 등의 규제를 강화한 것이 최근 청약 시장이 과열되고 고득점자가 몰리는 원인이라는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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