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립박물관이 최근 일본 교토에 있는 리츠메이칸대학교 국제평화뮤지엄에서 일제강점기 대전의 역사자료 약 40여점에 대한 사진촬영을 진행했다. 일본에서 찾아낸 일제강점기 대전의 모습, 대전 목척교에서 바라본 중앙로, 리츠메이칸평화박물관 소장 (제공: 대전시) ⓒ천지일보 2019.11.20
대전시립박물관이 최근 일본 교토에 있는 리츠메이칸대학교 국제평화뮤지엄에서 일제강점기 대전의 역사자료 약 40여점에 대한 사진촬영을 진행했다. 일본에서 찾아낸 일제강점기 대전의 모습, 대전 목척교에서 바라본 중앙로, 리츠메이칸평화박물관 소장 (제공: 대전시) ⓒ천지일보 2019.11.20 

“왜곡사실, 일본에 바로 알려야”
‘일본에서 찾아낸 일제강점기 대전의 모습’
대전시립박물관, 日자료조사
11월 29일부터 일반공개
일제강점기 대전중앙로 사진
대전수비대·대전도시계획지도

[천지일보 대전=김지현 기자] “한일관계가 경색될수록 학술과 문화의 교류는 지속되어야 합니다.” 대전시립박물관 류용환 관장의 말이다.

대전시립박물관은 국외에 있는 대전의 역사자료를 수집해 일반인에게 공개하기로 했다. 대전시립박물관은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3일간 일본 교토에 있는 리츠메이칸대학교 국제평화뮤지엄을 찾아 일제강점기 대전의 역사자료 약 40여점에 대한 목록을 작성하고 해당 자료에 대한 사진촬영을 진행했다.

이 가운데 중요 자료인 ‘공주대전간개수선로일람(公州大田間改修線路一覽)’은 대여를 통해 대전근현대사전시관에서 준비 중인 ‘대전7030 특별전 : 대전, 도시의 기원’(오는 11월 29일부터 내년 2월 28일까지)을 통해 일반에 공개될 예정이다.

이 자료는 1913년경 제작된 지도로 1911년부터 1913년 사이에 있었던 공주-대전 간 도로의 개수공사도(改修工事圖)다. 현재의 금벽로 개설 이전 주로 이용된 지금의 창벽로 즉, 흔히 공주-대전 간 ‘구도로’로 불리는 약 40킬로미터에 이르는 금강변 도로의 공사 내용과 함께 뒷면에는 충현서원과 동학사, 유성온천과 같은 주변의 지역의 명소에 대한 개략적인 안내문이 수록돼 있다.

대전시립박물관이 최근 일본 교토에 있는 리츠메이칸대학교 국제평화뮤지엄에서 일제강점기 대전의 역사자료 약 40여점에 대한 사진촬영을 진행했다. 일본에서 찾아낸 일제강점기 대전의 모습, 대전역 앞 중앙로, 쓰지아츠시(辻醇) 소장. (제공: 대전시) ⓒ천지일보 2019.11.20
대전시립박물관이 최근 일본 교토에 있는 리츠메이칸대학교 국제평화뮤지엄에서 일제강점기 대전의 역사자료 약 40여점에 대한 사진촬영을 진행했다. 일본에서 찾아낸 일제강점기 대전의 모습, 대전역 앞 중앙로, 쓰지아츠시(辻醇) 소장. (제공: 대전시) ⓒ천지일보 2019.11.20

특히 당시 공주와 대전의 시가지 지도가 함께 인쇄돼 있어 1910년대 두 도시의 시가지 규모와 구조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사료로도 가치가 높다. 이외에도 이번 조사를 통해 대전시립박물관은 현 대전 중앙로의 옛 모습과 콘크리트로 가설되기 이전의 목척교 사진, 최초의 대전역과 대전신사 사진 등을 확보했다.

이들 자료는 우에노 사다츠구(上野貞次, 1886~?)라는 인물이 리츠메이칸대학교 국제평화뮤지엄에 기증한 것들인데, 그는 1909년부터 1915년까지 조선수비대의 장교로 복무했다.

그의 부임지 중 하나가 대전이었는데, 이번에 조사된 자료들은 대부분 그 시기에 것들로 추정된다. 사진들은 대부분 엽서로 제작된 것들인데 군사우편으로 분류돼 있으며 수발신지가 ‘대전수비대(大田守備隊)’로 돼 있다. 대전수비대는 지금의 서대전역 부군에 주둔했던 일본군 보병 제80연대 3대대 이전 대전을 방어했던 일본군 병력이었다.

현지조사를 진행했던 고윤수 학예연구사는 “보병 80연대 3대대의 자료는 주둔했던 기간이 길어 상대적으로 많은 기록이 남아 있는 반면 대전수비대에 관한 기록들은 매우 희귀했는데, 이번 조사로 중요한 자료들을 확보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이들 서신과 사진들은 개인 신상에 관한 내용도 많지만, 군사우편이라는 점에서 일제의 대전 침탈과 관련돼 부대의 위치나 규모 등을 추정할 수 있는 고급 정보들 또한 담고 있다”며 사료적 가치가 적지 않다고 평가했다. 이번에 조사된 자료들에 대한 구체적인 보고는 특별전의 부대행사인 ‘큐레이터 토크’를 통해 이루어질 예정이다.

대전시립박물관 류용환 관장은 “한일관계가 심하게 경색돼 있는 시점이지만, 이럴 때일수록 학술과 문화 교류는 지속되어야 한다”며 “일본 내 양심적 평화세력과의 연대를 모색해 왜곡돼 있는 역사적 사실들을 일본에 바로 알리는 노력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리츠메이칸대학교 국제평화뮤지엄은 제국주의시대 일본이 자행한 전쟁범죄에 대한 반성과 성찰을 통해 국제사회의 평화를 진전시킬 목적으로 1992년 개관했으며, 동대학에는 ‘옥중 19년’의 저자 서승 교수가 센터장을 맡기도 했던 일본 내 대표적인 한일관계 연구와 동아시아 평화운동의 산실인 ‘코리아연구센터’가 설립돼 있기도 하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