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전국철도노동조합이 파업에 돌입한 20일 오전 서울역 전광판에 파업에 따른 열차 운행 중지 안내가 표시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1.20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전국철도노동조합이 파업에 돌입한 20일 오전 서울역 전광판에 파업에 따른 열차 운행 중지 안내가 표시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1.20

서울역 전광판에 ‘중지’ 안내

“서울역에서 노숙자 될 판국”

“파업하는건 이해하나 ‘불편’”

[천지일보=최빛나 기자] “사업장이 대구라서 매일 KTX를 타고 출퇴근을 하는데 엄청나게 불편하게 생겼어요. 당장 기차표가 없어서 2시간을 연장했다고요.”

철도노조가 3년 만에 다시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간 20일 서울역에서 만난 시민들은 철도 운행 차질에 대한 불편함을 호소했다. 어떤 이들은 철도 노사간 원만한 합의로 빨리 상황이 끝나길 바란다는 입장도 보였다.

기차표가 없어서 2시간을 연장했다는 김영철(가명, 50, 남, 서울 용산구)씨는 열차 지연에 대한 불편함을 호소하면서 “물론 나름대로 고충도 있겠지만 세금을 내고 이용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너무나 불편하지 않겠냐. 원만하게 합의를 해서 이러한 상황이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씨가 서 있는 곳에서 가까운 서울역 전광판에는 ‘철도노조 파업으로 일부 열차 운행 중지’라는 붉은색 문구가 올라왔다. 부산행 열차 출발시간을 안내하는 판에도 역시 붉은색으로 ‘중지’라는 글자가 떴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전국철도노동조합이 파업에 돌입한 20일 오전 서울역 전광판에 파업에 따른 열차 운행 중지 안내가 표시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1.20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전국철도노동조합이 파업에 돌입한 20일 오전 서울역 전광판에 파업에 따른 열차 운행 중지 안내가 표시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1.20

서정욱(71, 남, 강원도 행성군)씨는 “외국에서 출장 갔다가 돌아오는 길인데, 분명 KTX표를 예약하고 나왔는데 예매한 차편이 없어졌다”며 “5시간 비행을 마치고 안 그래도 피곤한데 다음 기차를 타기까지 오래 기다려야 해서 서울역에서 노숙자가 되게 생겼다”고 토로했다.

서씨는 “먹고 사는 문제가 걸려있어 파업하는 건 이해하겠지만 그래도 시민들을 볼모로 삼으면 되겠느냐”며 “하루 빨리 파업이 끝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영미(가명, 45, 여, 서울 서대문구)씨는 “한 아이의 엄마로써 지금 애들 입시기간인데, 파업을 하게 되면 지방사는 학생들이 많이 불편함을 겪지 않겠냐”며 “이런 걸로 인해 마음이 너무 불편하다”고 호소했다.

이어 “철도노조가 파업하는 건 분명히 이유가 있겠지만 오전부터 파업을 하는 게 말이 되냐”며 “시민들이 불편을 겪게 해서는 안 되지 않냐”고 토로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전국철도노동조합이 파업에 돌입한 20일 오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철도노조 파업으로 변경된 열차 시간표를 확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1.20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전국철도노동조합이 파업에 돌입한 20일 오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철도노조 파업으로 변경된 열차 시간표를 확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1.20

서울역에는 혹여나 기차표가 취소됐을까봐 전광판과 휴대전화를 번갈아 보는 시민도 있었다. 또 역내엔 “일부 열차 운행이 중단되었습니다. 승객여러분은 열차표를 확인해 주시길 바랍니다”라는 안내 방송이 계속됐다. 스마트폰 사용에 미숙한 한 노인은 직원을 붙잡고 몇번이나 확인하면서 기차에 차질이 없는지 묻기도 했다.

권영운(가명, 70, 남, 서울 동대구)씨는 “철도파업은 시민들에게 전혀 도움이 안 된다”며 “국민들에게 서비스 제공할 건 해야 하는데 그런 것 없이 권리만 주장하고 있는 건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평소에 국민들의 편의를 제공하는데 불편을 주면 안 되지 않냐”며 “정상적으로 운행은 하되 서로 양보하면서 잘 합의를 이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은경(가명, 27, 여, 서울 성북구)씨는 “시민들이 불편함을 겪고 있긴 하지만, 서둘러서 파업을 끝내기 보다는 노사간에 협상을 잘 해서 잘 마무리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전국철도노동조합이 파업에 돌입한 11일 오후 서울역에 철도노조의 요구사항이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다. ⓒ천지일보 2019.10.1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전국철도노동조합이 파업에 돌입한 11일 오후 서울역에 철도노조의 요구사항이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다. ⓒ천지일보 2019.10.11

전인웅(가명, 56, 남, 경기도 고양)씨도 “철도안전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 인력이 필요한데 많이 부족한 상황이 아니냐”며 “지금이라도 부족한 부분을 바로잡아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한 시민으로써 파업을 지지하고 있는 입장”이라며 “해결될 수만 있다면 우리가 그 정도는 감수해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한편 철도노조는 이날 오전 9시를 기해 총파업에 돌입했다. 이번 파업으로 KTX는 물론 광역전철, 새마을호·무궁화호 등 여객열차와 화물열차가 30∼70%가량 감축 운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부는 파업기간 광역전철을 평시 대비 82.0% 수준으로 운행할 계획이다. 또 출퇴근 시간에 전철을 집중 배치해 출근 시에는 92.5%로, 퇴근 시에는 84.2%로 각각 운행할 예정이다.

KTX는 평시 대비 68.9% 수준으로 운행될 것으로 보인다. 새마을호·무궁화호 등 일반열차도 필수유지 운행률인 60%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운행에 차질이 예상된다. 화물열차의 경우 평시 대비 31.0% 수준으로 운행률이 떨어진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전국철도노동조합이 파업에 돌입한 20일 오전 서울역에서 한 군인이 철도노조 파업으로 변경된 열차 시간표를 확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1.20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전국철도노동조합이 파업에 돌입한 20일 오전 서울역에서 한 군인이 철도노조 파업으로 변경된 열차 시간표를 확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1.20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