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칼럼] 출마 포기가 유행인가
[정치칼럼] 출마 포기가 유행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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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중견정치인부터 새내기 정치인까지 내년 총선에 출사표를 던지지 않겠다는 선언이 줄을 잇고 있다. 한번 정치인이 되면 이를 끊을 수 없다는 말이 있을 만큼 정치인은 매력을 많이 가진 직업이다. 그런데 초선은 물론 6선, 7선의 경력 의원들마저 스스로 출사표를 포기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그만한 세월이면 굳이 선거운동을 하지 않아도 당선은 보장되는 의원들인데 아예 총선에 임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해 정계를 떠날 것을 예고한다.

내년 총선에 임하지 않겠다는 의원들은 하나같이 그 이유를 발표했다. 작금의 정치판에 큰 실망을 해 더는 국회의원직을 가지고 있을 이유가 없어짐을 들었다. 정파 간의 대립 앞에 한발자국 나가기도 어려운 상황이 공약을 펼치려던 의원들에게 무력감을 느끼게 했고 차라리 내 전문분야에서 일하는 것이 낫겠다는 판단이 서게 만든 것이다. 자신의 전문분야를 기반으로 분야의 발전과 국민의 평안을 위해 사명을 다하겠다는 다짐이 무너지는 순간이다. 정치판을 겪어보니 이것이 본 모습이었나 하는 실망감에 스스로 바꿔보겠다던 정치판이 끔찍해졌음을 밝혔다.

국민에 입장에서 보면 그나마 떠난다는 선언을 하는 국회의원들은 신임을 받던 이들이라 앞으로의 정치에 대한 기대가 더 깨지는 순간이다. 의식 있는 사람들이 떠난 정치판은 그들만의 리그를 더 강화할 텐데 정쟁의 끝장가도를 달리는 것은 아닌가 걱정부터 앞선다. 국민들은 누구를 믿고 살아야 하는가. 그들은 국민의 대표로 뽑힌 사람들이다. 이들이 못 하겠다고 떠나면 민생은 누가 챙기나.

20대 국회의원들이 역대 최대로 일을 하지 못한 국회의원으로 기록되며 이제 몇 달 앞으로 임기만료가 다가왔다. 그들은 다음기수의 도전으로 못 다한 공약의 실천을 기약하며 국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해야 한다. 그들에게 자신의 미래를 맡기며 아낌없는 지원을 한 국민들에 대한 당연한 행동이다. 내년 총선에 나오기를 거부한 그들은 분명 그들이 선거에 임할 때 내세운 공약을 실천하지 못했다. 스스로 정쟁으로 치닫는 정당의 판싸움에 무력감을 느꼈다면 다음 총선에 도전해서 무력감을 느꼈던 현 구조를 바꾸려는 시도를 해야 한다. 그들이 못하겠다고 떠나면 다음번 변혁의 꿈을 가진 초선 의원들은 똑같은 환경에 놓여 한탄만 하다가 또 임기만료를 맞을 것이다.

정치는 일반의 직업이 아니다. 정치는 사명감을 필요로 한다. 나 보다는 나라와 국민을 생각하고 직업이상의 사명과 책임감을 가져야 하는데 나를 벗어나지 못하니 이해타산과 효율의 문제를 앞세우게 된다. 의원마다 욕심이 있고 수지타산이 전제돼 직업적 시각으로 의원직을 생각한다면 쉽게 직업의 포기가 될 것이다. 반면 나라와 국민의 부름에 나를 희생하며 목적한 바를 반듯하게 세워야 한다는 사명으로 의원직을 바라본다면 결코 포기가 쉽지 않은 것이 의원직이 될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자신만 보는 것이 아니라 전체 상황을 보아야 한다. 제3자의 시각으로 상황을 보고 해결책을 모색해야 하는데 자신의 입장에서만 이해득실을 따지니 배는 각각이 주장하는 산으로 올라갈 뿐이다.

오늘날의 사회는 변화의 속도가 매우 빠르다. 따라서 변화하는 사회를 읽고 국민들의 니즈를 따라가지 못하면 국민들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 위치에서 그만두면 국민의 입장으로 돌아가는데 그럼 그 변화는 누가 만들 수 있겠는가. 그만두는 것은 책임을 지는 모습이 아니다. 포기가 아닌 개선, 혁신이 필요한 부분이다. 판이 썩었다 판단되면 방치하지 말고 썩은 부분을 도려내고 닦아내어 사용할 수 있게 바꿔내야 하지 않겠는가. 이러한 의지와 진행이 국민에게 신뢰의 지지를 다시 받을 수 있는 길이고 스스로에게도 사명감을 만드는 방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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