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일본대사관 앞에서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83) 할머니와 김복동(86) 할머니 등이 일본의 공식사죄와 법적 배상을 요청하며 시위를 펼쳤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정인선 기자] 설 연휴동안 푸근했던 날씨를 뒤로하고 9일 쌀쌀한 바람에 기온은 뚝 떨어졌지만, (사)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이하 정대협)의 ‘제 956차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 열기는 사그라지지 않았다.

젊은 사람도 참기 힘든 추위에 온 몸으로 맞서며 20년째 ‘일본의 공식사죄’와 ‘법적 배상’을 촉구하는 할머니들의 목소리는 오늘도 일본대사관 앞에 울려 퍼졌다.

이날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83) 할머니와 김복동(86) 할머니, 울산삼일여자고등학교, 동아시아평화인권팀, 국회방송 등이 참가한 가운데 시위는 펼쳐졌다.

길원옥 할머니는 “우리가 20년째 이렇게 나오는 이유는 너무나도 고통스럽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세상이 다 아는 일을 ‘아니오’하고 있으며 20년 가깝게 답변 한 번 없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길 할머니는 또 “정말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게 젊은 세대들이 열심히 살아서 나라를 강하게 만들어야 한다”며 “일본 정부는 귀머거리에 벙어리가 아니라면 잘못을 인정하고 공식 사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역사 600년’을 테마로 서울에 탐방을 온 울산삼일여고 동아리 ‘발길가는대로(이하 발가대)’는 수요시위에 참여해 역사의 참혹했던 상황을 간접 경험했다.

발가대 부장 양예나(19) 학생은 “솔직히 위안부가 고통스러운 역사라는 것만 알고 있었지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이렇게 20년간 시위를 하며 일본에 대한 사죄를 촉구하고 있는지 몰랐다”며 “우리에게 이런 고통스럽고 아픈 역사가 대물림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애써 주시는 할머니들께 감사하고 하루빨리 역사를 바로잡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시위에서 (사)한국성폭력상담소는 작은 문화공연을 선보였다. ‘정부와 일본정부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에게 공식 사과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짧은 연극, 이 모습을 지켜본 할머니들은 이 소식이 현실이 되길 간절히 바라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오는 12월 14일이면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가 1000차를 맞이한다.

이에 정대협 윤미향 대표는 “1000차가 되기 전에 이 시위가 끝날 수 있길 바랐지만 힘들 것 같다. 하지만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올해는 전쟁과 여성 인권 박물관 개관, 수요 시위 1000차 기념 ‘평화기념비’ 건립, 일본 시민과 국회의원과 함께 입법 운동 등을 펼칠 예정”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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