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71회 국회(정기회) 10차 본회의에서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0.31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71회 국회(정기회) 10차 본회의에서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0.31

민주당 ‘86그룹 용퇴론’ 공방

이철희 “마침표 찍을 때가 돼”

“물갈이 아닌 시스템 공천” 반발

김병준 “험지로”… 홍준표 “경선 참여”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차기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에 인적 쇄신 바람이 거세지면서 내홍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내년 총선에서 어느 당도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민심을 얻기 위해선 중진의원이나 대권주자 등 기득권층이 용퇴 혹은 험지 출마로 희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당사자들의 불만도 만만치 않은 형국이다.

특히 공천 정국을 앞두고 인적 쇄신 방향을 둘러싼 내부 갈등이 증폭될 경우 ‘밥그릇 싸움’이란 또 다른 구태로 비칠 가능성도 커 각 정당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에 맞서 총선 필승의 각오를 다지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에선 ‘86그룹 용퇴론’이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상태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정계은퇴를 선언하면서 당내 세대교체론으로 옮겨 붙으며 내부 갈등을 낳고 있다. 당 일각에서 86그룹 출신 의원들이 후배를 위해 길을 터줘야 한다는 주장이 공개적으로 나오면서, 당사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이미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민주당 이철희 의원은 1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1987년 6월 항쟁을 통해 민주화를 이뤘고, 2010년, 2017년 촛불과 탄핵을 거치면서 86세대가 정치적 세대로 보면 다른 어떤 세대 못지않게 성과를 거뒀다”며 “이제 마침표를 찍을 때가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86그룹 정치인들은 이 같은 세대교체론에 대해 ‘인위적인 물갈이’로 규정하며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다. 시스템 공천을 통해 얼마든지 자연스럽게 인적 쇄신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같은 당 우상호 의원은 전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가 무슨 자리를 놓고 정치 기득권화 돼 있다고 말한다”며 “모욕감 같은 것을 느낀다”고 비판했다. 최재성 의원도 86그룹 용퇴론에 대해 “민주당은 공천 물갈이가 필요 없는 정당이 됐다”고 주장했다.

현재 민주당에는 3선 이상 중진이 38명으로 중진 물갈이론과 세대교체론이 거세질 경우 공천을 둘러싼 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에선 김세연 의원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당은 초·재선과 비주류를 중심으로 중진용퇴론과 중진 험지 출마론이 분출하고 있지만, 당 지도부와 중진들이 강하게 거부하면서 내부 갈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유력 인사는 쇄신 요구에 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구 지역 출마가 점쳐지던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서울 지역 등 험지 출마 의향을 밝히며 쇄신에 동참할 뜻을 나타냈다.

한국당이 텃밭인 대구 중·남구를 지역구로 둔 초선 곽상도 의원도 당이 원할 경우 총선에 불출마하겠다는 조건부 불출마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험지 출마론의 대상으로 거론되던 홍준표 전 대표는 “평 당원 신분으로 당 지역 경선에 참여해 여의도 복귀를 추진하고자 한다”며 “나를 두고 시비를 거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밝혀 험지 출마 요구를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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