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 作

[천지일보=김지윤 기자] 한문을 필수로 배우지 않는 세대에게 <도덕경>은 어려운 책일 뿐이다. 하지만 해설을 먼저 읽고 원문을 곱씹어 보는 것을 어떨까. 누구나 쉽게 공감할 수 있고 깨달을 수 있는 내용으로 삶의 이치를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책이 쓰일 당시 춘추전국시대로 중국 전역이 혼란스러웠다. 전쟁과 살육이 도처에 벌어지는 동안 나라의 흥망 역시 반복됐다. 노자는 이러한 혼란은 인간이 만든 사회제도에서 비롯된다고 바라봤으며, 이는 자연 본성에 위배된다고 생각했다. 노자는 사람이 만든 모든 것(人爲)을 부정했다. 즉, 공자의 유가사상, 즉 법과 제도를 지켜야 한다는 주장에 반대한 셈이다.

노자는 인간은 순수한 자연의 덕을 지니고 있으나 사물의 겉모습에 가려져 그 가치와 참을 바르게 인지하지 못한다고 바라봤다. 이러한 이유로 욕심과 시기심 등 사악한 감정이 생긴단다. 그가 말하는 도는 우주의 본체가 가장 크고 유일한 무극으로 삼라만상이 무극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즉, ‘자연스러움’만이 절대적인 도다.

그렇다면 <도덕경>에서 바라는 이상향은 어떠한 삶일까. 바로 인위적인 문화를 거부하고 자연 그대로, 섭리대로 살아가는 삶이다. 다시 말해 인간은 본래 자연 그대로 자기 모습대로 살고 있을 때 비로소 무위자연의 도와 겸손의 덕을 갖출 수 있다. 이러한 사상은 더 나아가 부합돼 만물을 널리 이롭게 한다는 홍익인간 이념에도 부합되고 가장 낮은 곳에 있을 때 덕이 생긴다. 이것이 바로 노자의 철학이다.

물은 흐르는 길과 담기는 그릇 따라 모양이 바뀌지만 아무 것도 섞지 않는다면 형질은 그대로다. 그리고 영원하다. 노자는 물을 포함해 자연의 이치를 보고 인생살이도 부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유약하고 겸손하면서 한편으로는 강인하고 도의 능력으로 세계를 스스로 다스려야 한다는 것이다.

‘하늘과 땅은 영원하다. 하늘과 땅이 영원한 까닭은 자기를 고집하며 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니 오래 사는 것이다. 성인도 마찬가지. 자기를 앞세우지 않기에 앞서게 되고, 자기를 버리기에 자기를 보존한다. 이는 사사로움이 없기 때문이 아닌가.’

<도덕경> 중 제7장은 자기 자신을 버릴 때 비로소 자신을 찾을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본문 내용처럼 수천 년이 지나도 하늘과 땅은 그대로 있으나 인생은 수십 년을 살면서 옥신각신 늘 시끄럽다. 개인의 욕심 때문이다.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물처럼 자신을 낮춰 살아간다면 시끄러운 소리는 들리지 않을 터. 살기 위해 또는 이기거나 자기를 드러내기 위해 경쟁하는 현대인들에게 한 번쯤 생각하게끔 하는 문구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