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이수정 기자] 위험의 외주화 금지 대책위(대책위)는 18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남측광장에서 ‘조사위원회 권고 즉각 이행! 위험의 외주화 금지·중대재해 기업처벌 쟁취! 농성돌입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천지일보 2019.11.18
[천지일보=이수정 기자] 위험의 외주화 금지 대책위(대책위)가 18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남측광장에서 ‘조사위원회 권고 즉각 이행! 위험의 외주화 금지·중대재해 기업처벌 쟁취! 농성돌입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천지일보 2019.11.18

“위험 외주화, 재해 근본 원인”

“개선 권고안, 이행된 것 없어”

[천지일보=이수정 기자] 시민단체가 산업재해 위험이 큰 업무를 하청업체에 넘기는 일명 ‘위험의 외주화’를 중단하고 중대 산재를 유발한 사업자를 처벌하는 제도를 도입할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40여개 단체로 이뤄진 위험의 외주화 금지 대책위(대책위)는 18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남측광장에서 ‘조사위원회 권고 즉각 이행! 위험의 외주화 금지·중대재해 기업처벌 쟁취! 농성돌입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대통령은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 모두가 공정한 사회를 만들겠다고 얘기했다”며 “하지만 그 무수한 땀방울을 흘려 온 노동자들은 지금도 매일같이 기계에 끼이고 추락하고 질식해서 일터에서 죽임을 당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죽지 않고 일할 권리조차 보장받지 못한 채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차별받고 위험한 일터로 여전히 내몰리는 현실의 지속 속에 어떻게 ‘노동 존중’을 또다시 입에 올릴 수 있단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이들은 ▲정부 조사위원회 권고 사항 이행 ▲위험의 외주화 금지법 제정 ▲중대재해 기업 처벌법 제정 ▲산재 사망 책임자 처벌 ▲산업안전보건법 전면 개정 ▲생명안전 제도 개악 박살 등을 이행할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대책위는 지난해 태안화력 발전소에서 작업하다 숨진 고 김용균 노동자의 1주기가 다가오는데도 불구하고 정작 우리 사회는 달라진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삼성중공업 크레인 참사, STX 조선 폭발사고 이후 구성된 조선업 조사위원회와 김용균 사망사고 관련 특별조사위원회는 모두 위험의 외주화를 중대 재해의 근본 원인으로 지적했다”며 “하지만 이들이 위험의 외주화를 근절해야 한다는 제도 개선 권고안을 내놨음에도 불구하고 이행된 게 하나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여전히 조선소, 발전소, 건설 현장에서 노동자들의 죽음이 반복되고 있지만 중대 재해 재발 방지를 위해 진행한 조사위원회 보고서는 휴짓조각이 됐다”며 “대통령이 직접 나서 기업 경영 편의와 이윤 확보를 위해 노동자들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각종 제도 개악과 규제 완화를 주문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대책위는 “기본적인 안전 조처도 없는 위험한 현장에 노동자를 내몰고 죽음에 이르게 한 사업주는 여전히 벌금 몇백만원 또는 집행유예라는 솜방망이 처벌을 받고 있다”고 지적하며 “사업주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태연 대책위 공동대표는 “또 하나의 외주화 기업체인 톨게이트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며 “하지만 현재 이 시간에도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몰고 있는 위험의 외주화는 정부에 의해 계속 진행 중”이라고 비판했다.

대책위는 산업안전보건법 전면 개정, 김용균 특조위 등 정부의 조사위원회 권고사항 이행 등을 요구하며 내달 초까지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함께 농성할 방침이다.

앞서 대책위는 지난 7일 오전 11시 청와대 앞에서 출범식과 투쟁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노동자들의 참혹한 죽음을 알리고, 근본 대책을 만들기 위한 투쟁을 벌일 것”이라고 취지를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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