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드론산업 진단①] 4차 산업혁명 이끌 핵심 인프라로 꼽히는 ‘드론’의 민낯
[국내 드론산업 진단①] 4차 산업혁명 이끌 핵심 인프라로 꼽히는 ‘드론’의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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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삶 속에서 드론이 비행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너무나 익숙한 일이다. 생소하던 드론은 어느덧 생활 깊숙이 자리한 것처럼 보인다. 간편한 조작법과 접근이 힘든 곳까지 도달할 수 있어 취미나 레저로 즐기는 사람이 많아졌다. 게다가 정부는 드론 관련 규제를 풀고 2025년까지 드론 택배를 상용화한다는 계획을 지난달 밝히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4차 산업혁명을 이끌 핵심 인프라로 꼽히는 국내 드론 산업의 현주소는 살펴본다. 

해외시장서 경쟁력 크게 밀려

대부분 영세… 투자 꿈도 못꿔

10대 중 9대는 ‘외국산 제품’

“조립 유통업자들만 들끓는다”

드론 자격증 거꾸로 가는 정책

자본력 있는 대기업 진출해야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드론은 무인(無人) 비행기로, 사전적인 의미로는 ‘(벌 등이) 왱왱거리는 소리’ 또는 ‘낮게 웅웅거리는 소리’를 뜻한다.

기체에 사람이 타지 않고 지상에서 원격조종한다는 점에서 무인항공기(UAV)라는 표현도 쓰인다. 드론은 초기에는 공군기나 고사포의 연습 사격에 적기 대신 표적 구실로 사용되었으나, 현재는 정찰·감시와 대잠 공격의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국내 드론 산업의 현주소는 어디쯤일까. 전 세계 산업용 드론 시장 규모는 올해만 66억 5000만 달러로 추정되고 2026년이면 670억 2000만 달러로 10배 넘게 커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드론은 물류와 인명구조, 화재 진화나 영상 촬영, 농약 살포, 동식물 현황 조사·연구, 시설물 관리·감독, 측량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현재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 드론의 기술력이 해외시장에서 경쟁력이 크게 뒤떨어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한국의 드론 산업이 많이 발전해 있을 것으로 여겨지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지적이다.

현재 국내에선 드론 분야에서 민간 차원의 사업진출·기술개발이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다. 최근 드론 시장의 최강자인 중국 등 주요 드론 선진국의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있는 실정이다.

박석종 한국드론산업협회 회장은 천지일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한국의 드론산업 기술 개발자가 1000명이라면 900명이라는 숫자는 남의 나라 기술을 사다가 당장 이익을 보려고 하는 자들”이라며 “돈벌이만 하는 유통업자만 들끓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또한 자체 기술 개발이 아닌 다른 나라의 기술에 의지하는 부분도 문제점으로 꼽혔다.

박 회장은 “배터리 분리막 기술, 통신 모듈 등의 기술이 일본에 종속돼 있다 보니 자체 기술 개발이 아닌 주요 부품을 구입해서 쓰고 있어 경쟁력 있는 제품을 못 만들었다”며 “우리 기술을 고도화시켜야 하는데 지적재산권에 대한 요구 조건이 상당 부분 등한시됐다”고 강조했다.

지난 8일 서울 마포구 상암문화광장에서 열린 2019 서울 스마트 모빌리티 엑스포에서 관람객들이 유인드론을 살펴보고 있다. (출처: 뉴시스)
지난 8일 서울 마포구 상암문화광장에서 열린 2019 서울 스마트 모빌리티 엑스포에서 관람객들이 유인드론을 살펴보고 있다. (출처: 뉴시스)

특히 국내서 가동되고 있는 드론 10대 중 9대 이상은 외국 제품인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8월 말 기준 전국 지방항공청에 등록된 드론 대수는 1만 21대다. 이 가운데 국산 비율은 10%에도 못 미친다.

국산 드론의 수출도 초라하기 그지없다. 지난해 조사한 업체 403개사의 평균 수출액은 120만원에 불과하다. 이러하다 보니 연구개발(R&D) 투자는 엄두를 낼 수 없는 형편이다. 박 회장은 국가에서 지원하는 교육 운영과 관련된 자격증 따기 위한 지원금을 대폭 삭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올해까지 2만 8천여명이 드론 조종사 국가자격증을 취득했는데, 취업한 사람은 30여명에 불과하다”며 “손으로 조종하는 시대도 지나고 있는데, 지금도 줄서서 기다리고 있다. 거꾸로 가는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경쟁력 강화를 위해 드론 시장에 대기업이 진출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드론 관련 학과 한 교수는 “중국은 기술 고도화를 위해 엄청난 투자를 하는데 우리나라 기업은 영세하다”며 “정부가 드론 산업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만들어놨는데, 이 제도를 빨리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 교수는 국산 제품만 조달하게 한 정부의 정책을 비판했다.

그는 “외국의 우수한 제품들이 들어와서 시장이 활성화되어야 한다. 그래야 대기업이 들어올 명분이 생긴다”면서 “순수한 국산제품을 만들어 수출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안이한 생각”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정부는 지난달 18일 2025년에는 ‘드론 택배’를 상용화한다는 목표로 관련 규제를 대거 풀어주는 ‘규제 혁파 로드맵’을 내놨다. 또 정부는 2025년부터 사람이 타고 다니는 드론 택시 도입도 추진할 계획이다.

먼저 항공기 항로와 다른 저고도와 고고도에서 드론 택배와 드론 택시 등의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하고, 자동 비행경로 설정, 충돌 회피, 교통량 조절 등으로 자유로운 드론 환경을 조성하기로 했다. 내년까지 도서 지역 드론 배송을 위한 기준을 마련하고, 2023년까지는 빌딩 밀집 지역에도 드론 배송이 가능하도록 했다.

중국의 1인용 유인드론 EHANG(이항)184. (출처: 연합뉴스)
중국의 1인용 유인드론 EHANG(이항)184. (출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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