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치러진 스리랑카 대통령선거에서 야당 후보인 고타바야 라자팍사가 콜롬보 외곽 엠불데니야의 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후 투표소를 떠나며 미소짓고 있다. 집권당 후보인 사지트 프레마다사 주택문화건설부 장관은 17일 야당 후보인 코타바야 라자팍사 후보에게 패배했다고 인정했다. (출처: 뉴시스)
16일 치러진 스리랑카 대통령선거에서 야당 후보인 고타바야 라자팍사가 콜롬보 외곽 엠불데니야의 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후 투표소를 떠나며 미소짓고 있다. 집권당 후보인 사지트 프레마다사 주택문화건설부 장관은 17일 야당 후보인 코타바야 라자팍사 후보에게 패배했다고 인정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지난 16일 치러진 스리랑카 대통령 선거에서 고타바야 라자팍사(70) 전 국방부 차관이 승리하면서 라자팍사 가문이 주도하는 권위주의 정부가 다시 등장하게 됐다.

고타바야는 2005~2015년 정권을 잡으며 ‘스리랑카의 독재자’로 불린 마힌다 라자팍사(74) 전 대통령의 동생이다.

20년간 복무한 군인 출신으로, 1992년 중령으로 제대한 그는 1998년 미국에 이민을 했다가 2005년 형이 대통령에 당선되자 귀국했다.

그는 대통령이 겸임하는 국방부 장관 아래의 국방부 차관을 맡아 형과 함께 강력하게 군부를 이끌었다.

특히 그는 2009년 수십년간 진행된 스리랑카 정부군과 타밀족 반군 간 내전을 종식하는 데 일등공신 노릇을 했다.

당시 두 사람 외 다른 마힌다 대통령 가족도 요직을 꿰찼다. 대통령, 국방차관은 물론 마힌다의 형 차말은 국회의장, 동생 바실은 경제부 장관을 각각 맡았으며 마힌다의 아들인 나말도 국회의원으로 정치 활동을 했다.

라자팍사 가문의 승승장구는 2015년 1월 마힌다의 3선 실패로 막을 내렸다.

당시 마힌다는 임기가 2년 정도 남았음에도 타밀족 반군과의 내전을 승리로 끝낸 여세를 선거에 활용하기 위해 조기 대선을 결정했다.

하지만 정작 선거에서는 집권당 사무총장에서 범야권 대선 후보로 나선 마이트리팔라 시리세나 전 보건부 장관의 깜짝 돌풍에 밀려 대통령에서 물러나게 됐다.

이후 지난 4월 부활절 테러로 260여명이 목숨을 잃자 강력한 지도자를 원하는 여론이 많아졌고, 이에 고타바야가 출마하면서 무난하게 승리를 거두게 됐다.

이를 계기로 다른 라자팍사 가문은 다시 정권 잡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외신에 따르면 마힌다는 내년 초 차기 총리에 도전할 예정이며, 차말은 국회의장을 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라자팍사 가문의 부활은 스리랑카 소수 집단에 대한 탄압, 인권 문제 등에 대한 논란을 다시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고타바야는 내전 종식 과정에서 민간인 학살 의혹 등 여러 인권 탄압 관련 사안에 연루돼 비난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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