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 국방부 장관이 15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제51차 한미안보협의회(SCM) 고위급 회담 공동기자회견을 마친 뒤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천지일보 2019.11.15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 국방부 장관이 15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제51차 한미안보협의회(SCM) 고위급 회담 공동기자회견을 마친 뒤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천지일보 2019.11.15

정경두-에스퍼 국방장관 협의

“외교적 노력 촉진 선의조치”

연합 방위태세엔 지장 없어

한일, 지소미아 이견만 확인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한국과 미국 군 당국이 이달 말에서 다음 달 초로 예정됐던 ‘한미연합공중훈련’을 전격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17일 밝혔다. 한미군은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지원하고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하는 데 공감한다”며 이번 결정을 내렸다.

이날 태국 방콕 아바니에서 열린 아세안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 참석을 계기로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이 만나 이러한 결정을 내렸다고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밝혔다.

에스퍼 장관은 “북한도 연습과 훈련, 시험을 행하는 결정에 있어서 이에 상응하는 성의를 보여주길 바란다”며 “우리는 북한이 조건이나 주저함 없이 협상 테이블로 다시 돌아오길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미 양국이 연합훈련을 연기하기로 결정했지만 한반도의 연합 전력은 높은 수준의 준비태세를 유지할 수 있도록 지속 보장할 것”이라며 “북한의 비핵화 합의를 위한 문을 열어두기 위해 연습을 조정하는 것이지 공동의 이익과 가치를 수호한다는 공약이 악화된 것으로 인식되지 않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연합 방위태세는 지장 없다고 덧붙였다.

정 장관은 이번 결정의 시점에 대해 “한미 외교당국과 국방부는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긴밀하게 공조하고 협력을 유지해 왔다”며 “어느 시점에 결정됐다기보다는 지금까지 한미 간, 북미 간 진행 중인 북한의 비핵화 달성을 위한 여러 노력의 내용”이라고 취지를 밝혔다.

그는 “북한이 반드시 비핵화 길로 들어설 수 있도록 하고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될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이번 결정을 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정 장관은 “앞으로 진행되는 사안을 보면서 한미 간 긴밀하게 공조와 협조를 하면서 언제 다시 재개할 것인지 결정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 국방부 장관이 15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제51차 한미안보협의회(SCM) 고위급 회담 공동기자회견을 마친 뒤 손을 맞잡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천지일보 2019.11.15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 국방부 장관이 15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제51차 한미안보협의회(SCM) 고위급 회담 공동기자회견을 마친 뒤 손을 맞잡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천지일보 2019.11.15

당초 한미는 대규모 연합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에이스(Vigilant Ace)’를 대체해 대대급 이하의 연합공중훈련을 실시하려 했었다. 지난 15일 한미 국방장관은 연례회의인 ‘제51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를 가질 당시에도 에스퍼 장관은 이러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북한이 국무위원회 대변인 명의로 이 훈련에 대해 강도 높은 비난을 쏟아내면서 상황은 바뀌었다. 앞서 지난 13일 조선중앙통신은 북한 국무위원회 대변인이 “미국과 남조선측이 가장 예민한 시기에 반공화국적대적군사연습을 강행하기로 한 결정은 우리 인민의 분노를 더더욱 크게 증폭시키고 지금까지 발휘해온 인내력을 더는 유지할 수 없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미국은 새로운 해법으로 북핵문제를 다룰 것이라는 대통령의 공식입장까지 뒤집고 기존의 방식을 고집하면서 조미관계개선과 적대관계청산을 가로막는다”고 주장했다.

한미 국방장관이 이날 연합공중훈련 연기를 결정하면서, 지난 10월 스톡홀름에서 열린 실무협의 이후 경색된 북미 비핵화 협상이 다시 활로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 14일 북미 실무협상 북한 대표인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는 담화를 통해 다음 달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에 나설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김 대사의 담화 이후 곧바로 김영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은 ‘한미연합훈련’ 조정에 대해 “조미(북미)대화의 동력을 살리려는 미국 측의 긍정적인 노력의 일환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북미 실무협상 북측 수석대표 김명길(가운데) 외무성 순회대사가 5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의 북한 대사관 앞에서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김명길 대사는 성명을 통해 “미국과의 협상이 우리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결렬돼 매우 불쾌하다”라며 “미국이 구태의연한 입장과 태도를 버리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반면 모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북미 실무협상 북측 수석대표 김명길(가운데) 외무성 순회대사가 5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의 북한 대사관 앞에서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김명길 대사는 성명을 통해 “미국과의 협상이 우리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결렬돼 매우 불쾌하다”라며 “미국이 구태의연한 입장과 태도를 버리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반면 모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북한 실무진과 좋은 논의를 했다"면서 2주 이내에 북미 간 실무협상을 재개하는 내용의 스웨덴 측 초청을 수락했으며 북측에도 이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출처: 뉴시스)

한편 17일 태국에서는 한일 국방장관 회담이 열려, 오는 23일 종료되는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시한 종료를 앞두고 관련 논의를 진행했지만 양측의 입장 차이만 확인하는 데 그쳤다.

정 장관과 고노다로(河野太郞) 일본 방위상은 이날 오전 10시 5분(현지시간)부터 40분간 만나 지소미아 등 한일 현안을 논의했다. 정 장관은 회담 종료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지소미아 문제에 대해 “원론적인 수준에서 얘기했다”면서 “중요한 것은 국방 분야보다는 외교적으로 풀어야 할 것이 많으니 외교적으로 잘 풀릴 수 있도록 노력을 해달라고 주문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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