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어르신이 10일 광주시 광산구보건소에서 독감 무료 예방접종을 받고 있다. (제공: 광산구) ⓒ천지일보 2019.10.10
한 어르신이 10일 광주시 광산구보건소에서 독감 무료 예방접종을 받고 있다. (제공: 광산구) ⓒ천지일보 2019.10.10

올해부터 임신부에 무료접종

태아건강 불안감에 접종 미뤄

질본 “태아에 항체전달 효과”

[천지일보=이수정 기자] 올해부터 정부가 임신부에 대한 인플루엔자(독감) 예방접종을 무료로 지원하고 있으나 전국에 독감 유행주의보가 내려진 시점까지도 임신부 4명 중 1명만 접종을 마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질병관리본부(질본)에 따르면, 지난달 15일부터 지난 13일까지 임신부의 독감백신 누적 접종률은 26.4%에 불과했다. 같은기간 생후 6개월∼12세 어린이와 65세 이상 어르신의 접종률이 각각 65.7%, 80.1%인 점과 비교해보면 큰 차이가 난다.

임신부는 독감에 걸리면 폐렴 등 합병증 발생 위험이 일반인보다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보건당국은 예방접종 효과를 높이기 위해 11월까지는 접종을 완료해달라고 권고했다.

인플루엔자 유행은 보통 12월에 시작되는데, 접종 2주 후부터 예방 효과가 나타나 약 3∼12개월(평균 6개월) 정도 유지되다는 점을 고려하면 11월까지는 예방접종을 완료하는 것이 좋다. 접종은 임신 주 수와 상관없이 가능하고, 출산 후 모유 수유 중에도 할 수 있다.

정부는 태아 및 출생 후 6개월 미만 영아를 보호하기 위한 방안으로 올해부터 독감 무료접종 대상에 임신부를 추가했다. 산모수첩이나 고운맘카드 등을 통해 임신 여부가 확인되는 임신부는 모두 예방백신을 무료로 맞을 수 있다.

이같은 정책에도 불구하고 접종률이 낮은 이유는 태아 건강에 대한 불안감 때문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질본은 “독감백신이 기형 발생 증가나 조산, 저체중아 출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임신부가 있지만, 의학적으로 상관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임신 중에 백신을 접종하면 태반을 통해 항체가 태아로 전달되기 때문에 백신을 맞지 못하는 생후 6개월 미만 영아를 독감으로부터 보호하는 효과가 있다”며 “임신부 역시 독감에 걸리면 합병증 발생 위험이 일반인보다 커지기 때문에 백신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같은 이유로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영국, 호주 등도 임신 중 예방접종을 권고한다. 다만, 고령 임신이나 시험관 시술 임신 등은 임신 1기 유산율이 높은 편으로 의료진과 충분한 상담을 거친 뒤 접종 여부를 결정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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