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현주 도의원. (제공: 전남도의회) ⓒ천지일보 2019.11.16
최현주 도의원. (제공: 전남도의회) ⓒ천지일보 2019.11.16

“제도 취지 심각한 훼손, 개선대책 마련해야”

[천지일보 전남=김미정 기자] 전라남도의회 교육위원회 최현주 의원(정의당, 비례)이 15일 열린 2019년 전라남도교육청 소관 행정사무감사에서 “주민참여예산제가 편법으로 운영되고 있어 제도 취지가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남도교육청은 예산 편성과정에 주민이 참여하도록 매년 주민참여예산제 운영계획을 발표하고 위원회 구성과 설명회, 온라인·우편·팩스를 이용한 주민 의견 수렴 등을 통해 주민참여예산제를 운영 중이다.

전남도교육청이 제출한 2019년 주민참여예산제 운영 실적을 보면 총 81건의 의견이 접수됐다. 이 중 예산 반영은 13건, 의견반영 15건, 부분반영 4건, 향후추진 및 미반영 49건으로 나타났다.

최 의원은 “도교육청의 주민참여예산제 운영이 일부 지역과 특정 학교에서 구체적인 사업예산을 건의받고 예산에 반영하고 있어 주민참여예산제 도입의 취지에 맞지 않게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도교육청에서 주민참여예산위원회 학교생활분과위원회 위원에게 보낸 문자. (제공: 전남도의회) ⓒ천지일보 2019.11.16
도교육청에서 주민참여예산위원회 학교생활분과위원회 위원에게 보낸 문자. (제공: 전남도의회) ⓒ천지일보 2019.11.16

한편 지난 10월 초 도교육청에서 주민참여예산위원회 학교생활분과위원회 위원에게 보낸 문자를 보면, 주민참여예산위원들 해당 지역별로 1건 2000만원 이내에서 지원할 사항을 건의해달라고 요청함으로써 주민참여예산위원 개별적으로 예산을 제안하도록 편법 운영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도교육청이 제출한 2년간 주민참여예산위원 개별적 예산 편성내역은 16개 지역 2억 8820만원으로 확인됐으며 2020년 본예산에도 대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장성 평화콘서트’ ‘영광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인성중심 체험교육’은 2년 연속 2000만원씩 예산이 편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도 도교육청이 참여예산위원들에게 개별적으로 문자를 보내 예산을 제안하도록 한 것은 주민참여예산제도의 도입 취지를 훼손한 것이자 참여예산위원들에게 직접적인 예산편성권까지 준 것으로 교육감의 권한을 남용한 것이다.

이러한 편법 행정으로 인해 주민참여예산위원들이 도교육청에 예산을 반영시킬 권한이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함으로써 교육참여위원들이 주민참여예산위원으로 대거 중복참여한 것으로 보인다.

최현주 의원은 “구체적인 사업을 문자를 통해 안내하고 직접적으로 요구하는 방식은 주민참여예산제도의 취지와 목적을 훼손하는 것으로 당장 중단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주민참여예산제도를 통한 주민 의견 수렴이 구체적인 사업을 건의하는 방식을 지양하고 정책 방향이나 교육현장에서 느끼는 애로사항, 예산편성 방향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는 것으로 정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아울러 최 의원은 ‘지방재정법 시행령 제46조 제3항’에 따라 공모사업을 통해 추진하는 것과 전북 주민참여예산학교의 사례를 대안으로 제시하는 등 주민참여예산제도가 올바른 방향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건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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