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손성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을 만나 일본의 수출 규제 속에서 일본과 군사정보를 공유하기는 어렵다는 한국 정부의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15일 오후 청와대 본관에서 에스퍼 국방장관을 비롯해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 마크 밀리 미국 합참의장 등을 50여분에 걸쳐 면담했다.
앞서 에스퍼 장관은 이날 낮 서울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제51차 한미 안보협의회(SCM) 회의 종료 직후 열린 양국 국방장관 공동기자회견에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지소미아) 만료로 득을 보는 곳은 중국과 북한”이라며 유지 의견을 강하게 피력했다.
이 같은 에스퍼 장관의 입장에 대해 문 대통령은 일본의 수출규제 해결이 우선이라는 원칙을 앞세워 거부한 셈이다.
이에 지소미아 종료 시한이 일주일 남은 가운데 일본의 태도 변화 등 변수가 급부상하지 않는다면 협정의 효력은 소멸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청와대는 “남은 기간 동안 일본의 변화된 입장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언급해 일본의 태도에 따라 ‘극적 봉합’의 여지를 남겼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면담에서 ‘안보상 신뢰할 수 없다는 이유로 수출규제조치를 취한 일본에 대해 군사정보를 공유하기 어렵다’는 한국 정부의 입장을 설명했다”고 전했다.
결국 일본이 태도를 바꾸지 않은 이상 지소미아 연장을 바라는 미국 측의 입장을 수용할 수 없다는 뜻을 재확인 시킨 셈이다.
이와 함께 이날 도쿄 일본 외무성 청사에서 열린 한국과 일본의 외교당국 간 국장급 협의 역시 서로의 입장만 확인한 채 의견을 좁히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문 대통령의 면담에서는 한미 간 주요 이슈 가운데 하나인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대해서는 얘기가 나오지 않았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대신 또 다른 현안인 한미 공중연합연습 조정과 관련해서는 문 대통령과 에스퍼 장관 사이에서 활발한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