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드루킹 일당과 포털사이트 댓글조작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1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2심 결심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1.14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드루킹 일당과 포털사이트 댓글조작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1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2심 결심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1.14

“대통령에 누가 된다는 생각에 처신 주의 기울여”

“국정원 불법댓글사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

“한 두 번 만난 사람과 불법 공모 상식 안 맞아”

특검팀, 항소심 결심공판서 징역 6년 구형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포털사이트 댓글조작을 공모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김경수(52) 경남도지사가 항소심 최후진술에서 ‘드루킹’ 김동원(50)씨와 접촉했던 것과 관련 “노무현·문재인 두 대통령을 도왔던 사람으로 지지자들에게 최선을 다했을 뿐”이라며 “매사 처신에 주의를 기울였다”고 말했다.

서울고법 형사2부(차문호 부장판사)는 14일 오후 2시 컴퓨터 등 장애업무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지사 항소심 결심 공판을 진행했다.

김 지사는 ‘드루킹’ 일당과 공모해 2016년 11월부터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당선 등을 위해 댓글 자동조작 프로그램 ‘킹크랩’을 활용해 3개 포털 뉴스기사 7만 6000여개에 달린 댓글 118만 8800여건에 총 8840만 1200여회의 공감·비공감을 부정 클릭해 온라인상에서 불법적인 여론조작을 벌인 혐의(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로 기소됐다.

또 김 지사는 드루킹의 조직 경제적공진화를위한모임(경공모) 회원 ‘아보카’ 도모(62) 변호사에게 일본 센다이 총영사 자리를 주는 대가로 대선 이후 이듬해 지방선거까지 댓글 조작을 이어가기로 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도 받는다.

자신에게 제기된 이 같은 혐의에 대해 김 지사는 “이번 사건을 겪으며 만일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면 드루킹 같은 사람을 처음부터 알아보고 멀리 할 수 있겠냐고 제 스스로에게 가끔 반문해 보곤 한다. 사실 별로 자신 없다”며 “회원들과 만남을 요청하면 사정이 허락하는 한 최선을 다해 참석하기 위해 노력했다. 정치인이라면 누구나 피할 수 없는 숙명 같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드루킹 일당과 포털사이트 댓글조작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1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2심 결심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1.14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드루킹 일당과 포털사이트 댓글조작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1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2심 결심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1.14

그러면서 “더구나 한 분의 대통령을 마지막까지 모셨고, 또 한 분의 대통령을 가까이에서 도왔던 사람으로서, 두 분 대통령을 좋아하는 분들을 성심성의껏 응대하고 만나는 것은 제가 해야 할 도리”라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지지자를 시간이 되는 대로 만나는 것과, 불법을 공모하는 건 전혀 다른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저는 제가 존경하는 대통령을 마지막까지 모셨던 사람이다. 청와대에서 대통령을 모시고 일할 때는, 혹시라도 누가 되는 일이 생길까 싶어 동창회나 향우회 같은 모임에도 나가지 않았다”며 “제가 문제가 생기면 저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대통령님께 누를 끼치게 되는 일이라는 생각으로 늘 매사에 조심하고 처신에 주의를 기울이며 살았다”고 힘줘 말했다.

김 지사는 2012년 대선 과정에서의 ‘국정원 불법 댓글사건’도 언급하며 “(이 같은 사건이) 국가적으로 큰 문제가 됐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사람인 제가, 처음 한 두 번 만난 사람에게 한나라당 댓글 기계에 대한 얘기를 듣고는 주변의 수많은 전문가들에게 단 한마디 상의도 없이, 바로 그 사람과 불법을 공모했다는 특검 주장은 저로서는 상식적으로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천지일보 김해=이선미 기자]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경남도지사 후보가 20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前) 대통령 묘역에 참배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 후보 아내 김정순씨. (제공: 김경수 의원실) ⓒ천지일보 2018.4.20
[천지일보 김해=이선미 기자]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경남도지사 후보가 20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前) 대통령 묘역에 참배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 후보 아내 김정순씨. (제공: 김경수 의원실) ⓒ천지일보 2018.4.20

일본 센다이 총영사 거래 의혹에도 김 지사는 정치인으로서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좋은 사람을 가능한 많이 추천하는 것이 대통령과 정부를 돕는 길이라고 생각했다. 대선 당시 선거를 도왔는지 여부를 떠나 능력과 경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적극 추천하기 위해 애를 썼다”며 “이는 참여정부 당시 협소한 인재 풀의 한계로 인해 힘들었던 경험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만일 특검팀의 주장대로 킹크랩을 통해 지방선거에 협조를 받기 위한 것이었다면, 총영사 제안이 무산된 이후에도 다른 요청이 실현되도록 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김 지사는 드루킹 사건이 알려진 이후 기자간담회와 경찰, 특검 조사 등 꾸준히 진실을 밝히기 위해 최대한 협조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 지사는 “저는 누구보다도 이 사건의 진실이 꼭 밝혀지기를 누구보다도 간절히 원한다”며 “존경하는 재판장과 재판부께 이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반드시 밝혀주시기를 간곡히 요청 드린다”고 최후진술을 마무리했다.

특검팀은 이날 김 지사에게 컴퓨터 등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선 징역 3년 6개월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징역 2년 6개월을 구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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