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습 안된다” 예장통합 내부에서도 커지는 분노… 명성교회 세습 수습안 부정 여론 노회로 확산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명성교회 세습을 용인해 준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통합 총회 수습안에 대한 반발이 갈수록 거세지는 분위기다. 특히 최근엔 예장통합 소속 노회에서도 목회 세습에 대한 비판이 확산하고 있다. 

예장통합 소속 ‘서울노회’는 지난 2일 소속 교회 모두 목회자 세습을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내놨다. 

서울노회는 서울노회장 권위영 목사를 비롯해 명성대책특별위원회 양의섭 목사와 노회원 일동의 이름으로 ‘제104회 총회의 명성교회 수습안에 대한 서울노회 입장문’을 발표, 이같이 밝혔다. 

서울노회는 입장문을 통해 “지난 제104회 총회에서 통과된 명성교회 화해수습안에 대해 참담한 심정을 금할 길이 없다”면서 “이를 막아내지 못한 것에 대해 심심한 사과를 한국교회와 사회 앞에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일을 통해 우리는 통절한 자성의 자세를 갖는다”며 노회 자체 개혁적 조치를 내놓았다.

먼저 서울노회는 젊은 세대와 여성 등 다양한 계층을 총대로 파송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교회와 노회의 재정 사용의 투명성을 힘써 지키고, 사회가 감동할 일들로 선한 영향력을 회복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목사와 장로 등 교회 지도자들의 지속적인 교육에 힘쓰고, 목회자 윤리 강령을 만들어 시행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서울노회는 명성교회를 계속 주시할 것이라면서 “총회 이후 들려오는 오만하고 교만한 자세를 버리고, 이전의 순수한 영적 영향력을 회복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서울노회는 지난달 정기총회에서 명성대책특별위원회를 조직했다. 하지만 의원 간 의견이 좁혀지지 않았고, 수차례 회의 끝에 이번 입장문을 발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노회뿐 아니라 예장통합 소속 노회 6곳은 명성교회 부자 세습을 용인해 준 총회 수습안을 무효로 해 달라는 헌의안을 상정했다. 헌의안을 상정한 노회는 예장통합총회 68개 노회 가운데 부산남노회, 순천노회, 제주노회, 평북노회, 전남노회, 광주노회다. 예장통합 총회 측은 헌의안을 구체적으로 살펴본 다음 대응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총회 임원회 측은 살펴보겠단 입장을 밝혔지만, 수습안 내용에는 사실상 명성교회 세습을 재론할 수 없는 조처가 포함돼 있다. ‘수습안은 법을 잠재하고 결정한 것이므로 누구든지 총회 헌법 등 교회법과 국가법에 의거하여 고소, 고발, 소 제기, 기소 제기 등 일절 이의 제기를 할 수 없다’는 조항이다.

이에 따라 문제를 제기한 노회와 예장통합 총회 사이의 충돌은 불가피해 보인다.

한편 명성교회 부자세습을 둘러싼 갈등은 계속되고 있다. 예장통합 제104회 총회에서 명성교회 부자세습 수습안을 가결했지만, 수습안이 사실상 목회 세습을 용인한 것이란 목소리가 커지면서 논란이 가열됐다.

예장통합 소속 교회 중 새문안교회 이상학 목사, 연동교회 김주용 목사 등은 교회 설교에서 노골적으로 수습안에 반대했다. 이 중 새문안교회는 명성교회 수습안 철회 요구를 총회에 헌의하기도 했다.

명성교회 측은 수습안 내용을 수용하겠단 뜻을 밝혔으나 이후 김하나 목사를 설교목사로, 김삼환 목사를 대리당회장으로 임명하면서 되레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비판 여론이 일자 명성교회 측은 이를 철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