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러지는 14일 오전 서울 중구 이화 여자외국어고등학교 앞에서 한 수험생이 경찰차에서 내리고 있다. ⓒ천지일보 2019.11.14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러지는 14일 오전 서울 중구 이화 여자외국어고등학교 앞에서 한 수험생이 경찰차에서 내리고 있다. ⓒ천지일보 2019.11.14

경찰차·택시 등 수송 지원

두고 간 ‘수험표’ 무사 전달

맹장염 학생, 병원서 시험봐

[천지일보=이수정, 김미정, 김태현 기자]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수능)인 14일 예년처럼 입실 완료 시간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채 헐레벌떡 뛰어오거나 고사장을 찾지 못해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수험생이 곳곳에 나타났다.

이날 오전 7시 52분께 서울지하철 서대문역 인근에서 구청이 제공한 수송 차량에 올라탄 한 학생은 긴장된 탓인지 굳은 표정이었다. 초조한 표정을 보이던 그는 계속 시계만 보고 있었다.

같은 장소에서 오전 8시가 지나 겨우 차를 탄 한 남학생은 “인창고에 가야 하는데 늦잠 잤어요. 이 차 타면 될까요?”라며 안절부절못했다.

서대문역 인근에는 이른 아침부터 수험생 수송을 도울 경찰차와 경찰 오토바이 여러 대가 대기 중이었다. ‘수험생 수송 지원 차량’이라는 문구를 부착한 택시도 3∼4대 보였다.

입실 완료 시간인 오전 8시 10분을 15분 앞둔 오전 7시 55분께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고 앞에는 인근 지구대 순찰차에서 급히 내린 남학생 2명이 학교 정문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오전 8시 8분께 경찰과 함께 용산구 용산고에 도착한 한 학생은 “안 그래도 시간이 없는데 길을 헷갈렸다”고 말했다. 그는 뒤도 돌아보지 못한 채 가방끈도 제대로 추스르지 못한 채 부리나케 뛰었다.

종로구 경복고에서는 오전 8시 10분께 교문이 닫혔지만, 학생이 가까스로 들어가기도 했다. 애초 이 학생은 학교 후문으로 갔다가 문이 잠겨 있자 행정실로 전화해 입실에 성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러지는 14일 오전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수능 시험실을 확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1.14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러지는 14일 오전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수능 시험실을 확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1.14

인천에서는 수험표를 분실하는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인천지방경찰청은 이날 오전 수험생 41명을 순찰차나 오토바이로 시험장까지 데려다주고, 분실한 2명의 수험표를 찾아줬다.

수험생 A(18)양은 이날 인천시 부평구 동수역 근처에서 입실시간인 오전 8시 10분을 5분 정도 남겨놓고 경찰 순찰차를 급히 탔다.

하지만 차량 정체로 인해 부평사거리 인근 도로에서 꼼짝할 새 없었고, 경찰 오토바이로 갈아타고서야 시험장인 연수구 인명여고에 허겁지겁 도착했다.

A양은 입실시각을 기준으로 5분가량 늦은 오전 8시 15분께 시험장에 도착했다. 인천시교육청 수능 관리본부 측은 “오전 8시 30분까지 시험장 정문을 통과한 경우 응시할 수 있다”고 했다. 다행히 A양은 수능 관리본부의 허락을 받고 무사히 시험장에 입실했다.

이날 새벽 2시 22분에는 한 버스 운전기사가 계양경찰서 계산지구대를 찾아 “수험생이 버스에 놓고 내린 것 같다”고 말하며 수험표를 건넸다.

경찰은 수험표에 적힌 주민등록번호를 조회해 시험이 시작되기 전 학부모에게 수험표를 무사히 전달했다.

부산에서도 시간 내에 수험장에 입실하지 못할까 봐 발을 동동 구르는 수험생들이 여럿 나타났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러지는 14일 오전 서울 중구 이화 여자외국어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천지일보 2019.11.14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러지는 14일 오전 서울 중구 이화 여자외국어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천지일보 2019.11.14

부산 S여고 3학년 B양은 맹장염 때문에 고사장인 부산여고 대신 온종합병원에서 시험을 치르고 있다.

B양은 전날 병원에서 맹장염 주의 판정을 받았으나 수능 시험 중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봐 학교 측에 요청했고, 119도움을 받아 병원에 별도로 마련된 병실에 도착했다.

수험생 C군은 원래 양정고에 응시하기로 돼 있었지만, 늦잠으로 인해 여학생 시험장인 덕문여고에서 별도로 마련된 시험장에서 응시했다.

경찰은 “늦잠을 자는 바람에 시간 내 시험장에 도착할 수 없다는 수험생 부모로부터 112 신고를 받았다”며 “신고를 받은 후 순찰차에 학생을 태워 덕문여고 인근 배화학교까지 태워줬다”고 설명했다.

부산경찰청은 112상황실로 접수한 수능 관련 신고는 모두 53건이라고 밝혔다. 이중 수험생 수송이 46건, 대체 수험장 수송 1건, 기타 6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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