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러지는 14일 오전 서울 중구 이화 여자외국어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수험생을 응원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1.14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러지는 14일 오전 서울 중구 이화 여자외국어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수험생을 응원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1.14

후배들, 피켓 들며 열띤 응원

부모님 포옹에 눈물 흘리기도

고3담임선생님도 수험생 응원

수험생, 경찰차로 긴급 수송돼

[천지일보=이수정 기자] “워워워워워~ 우리에겐 승리만 있을 뿐! 선배님들 수능 대박나세요!”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날인 14일 서울 중구 순화동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 앞은 이른 새벽부터 수험생을 응원하는 소리로 가득했다. 학생들은 수능을 보러온 수험생들이 교문으로 입장할 때마다 북을 치며 “야야야야야야~”라고 외치며 수험생에게 응원의 환호를 보냈다.

학생들은 ‘수능대박! 오늘만큼은 나를 믿자!’ ‘아버지! 날 보고 있다면 정답을 알려줘’ ‘보인다 성공할 너의 미래’ ‘수고했어, 너의 능력을 보여줄 시간’ ‘재수없는 수능 이번이 마지막!’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흔들며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북을 치며 열심히 응원하던 백지희(17)양은 “선배님들이 의젓하게 수능을 보러 가는 모습이 정말 멋지다”며 “그동안 공부한 것을 시험장에서 마음껏 발휘하시길 바란다. 여기 있는 우리가 함께 ‘대박’ 나기를 응원하겠다”고 힘차게 말했다.

이어 “아직 수능을 경험한 것은 아니지만 직접 수험장에 와보니 실감이 나는 것 같다”며 “내가 나중에 수능을 무사히 치를 수 있을지 걱정도 된다”고 덧붙였다.

소 탈을 쓴 한 학생은 ‘1등급은 너의 것’이라고 적힌 띠를 어깨에 두르고 시험장으로 향하는 수험생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따뜻한 차를 나눠주기도 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러지는 14일 오전 서울 중구 이화 여자외국어고등학교에서 학부모가 수험생을 격려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1.14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러지는 14일 오전 서울 중구 이화 여자외국어고등학교에서 학부모가 수험생을 격려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1.14

응원을 받은 수험생들은 설렘과 긴장이 교차하는 표정으로 시험장에 들어갔다. 한 수험생은 부모님이 꼭 껴안으며 시험 잘 보고 오라고 응원해주자 울컥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엄마와 함께 수험장에 온 김예린(19)양은 시험장으로 들어가기 전에 엄마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며 이날을 기념했다.

김양은 “오늘은 가장 중요한 날이자 의미 있는 날”이라며 “수능이라는 큰 시험을 앞두고 중압감과 긴장감이 들기도 하지만 이 시간은 지나면 다시 오진 않는다. 나에게 있어 수능은 큰 기념이 되기도 하는 날”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그러면서 “최대한 떨지 않고 차분하게 시험을 보려고 한다. 실력발휘 잘 할 자신 있다”고 힘찬 포부를 밝혔다.

날이 서서히 밝아오자 수험생을 향한 응원의 열기는 더 뜨거워졌다. 고3 담임선생님이 직접 와 핫팩을 나눠주며 두 손을 꼭 잡으며 수능을 치러가는 제자들에게 격려를 아끼지 않는 모습도 보였다.

교사인 박종화(가명, 44, 남)씨는 “드디어 학생들이 그동안 준비하고 노력한 결실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날이 왔다”며 “매해 수능을 겪는 담임이지만 항상 수험생만큼이나 긴장된다. 모두 최선을 다해 시험을 보고 후회 없는 날이 됐으면 한다. 사랑한다. 3학년 7반 아이들아”라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러지는 14일 오전 서울 중구 이화 여자외국어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수험생을 응원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1.14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러지는 14일 오전 서울 중구 이화 여자외국어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수험생을 응원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1.14

수험장 입실 시간이 점점 다가올수록 시험장에 들어가는 수험생들의 표정은 긴장감이 가득해 보였다.

지난 수능 때 원하던 결과가 나오지 않아 쓰라린 아픔을 맛보고 다시 수능에 도전한다는 정은주(20, 여)씨는 “이번 수능은 준비하면서 정말 비장한 각오로 임했다”며 “두 번의 실패는 없다. 나의 모든 역량을 끌어올려 실력 발휘를 해야만 한다. 꿈꾸던 의대에 꼭 합격하고 싶다”고 했다.

한미진(19)양은 “1차 수시합격한 상태라 부담감이 다른 친구들보다는 덜 한 편”이라며 “최종합격하기 위해서는 최저등급을 맞춰야 한다. 실수만 하지 않으면 최저(등급) 맞추는 데 무리는 없어 보인다”고 했다.

이번 수능에 모든 것을 걸었다는 이승주(19)양은 “원하던 대학에 수시 지원을 했는데 떨어져서 부담감이 더 크다”며 “수능마저 망친다면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는 확률이 희박해진다. 이때까지 공부했던 내용이 시험을 칠 때 다 떠올랐으면 좋겠다”고 염원했다.

수험생 딸과 함께 시험장에 방문한 김옥자(50, 여)씨는 “수능 보러 가는 딸보다 제가 더 떨리는 것 같다”며 “마음 같아서는 수험장 안까지 같이 들어가고 싶다. 무사히 이 시험이 잘 끝나기만 바란다”고 긴장된 목소리로 말했다.

여유롭게 시험장에 입실한 수험생들도 있었지만, 입실시간 다 돼서 급하게 경찰차를 타고 수험장에 들어가는 수험생도 있었다. 수험생을 수송해 온 한 경찰관은 “학생이 수험장을 착각해서 잘못 찾아온 듯 보였다”며 “학생이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너무 초조해하며 태워달라고 부탁해 급하게 데려왔다”고 말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러지는 14일 오전 서울 중구 이화 여자외국어고등학교 앞에서 한 수험생이 경찰차에서 내리고 있다. ⓒ천지일보 2019.11.14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러지는 14일 오전 서울 중구 이화 여자외국어고등학교 앞에서 한 수험생이 경찰차에서 내리고 있다. ⓒ천지일보 2019.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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