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에 수출할 컨테이너들이 쌓여있는 모습 ⓒ천지일보DB
부산항에 수출할 컨테이너들이 쌓여있는 모습 ⓒ천지일보DB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와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이 각각 2.0%와 2.3%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며 6개월 만에 또다시 하향 조정했다.

KDI가 13일 발표한 ‘2019년 하반기 경제전망’에 따르면 올해와 내년 전망치는 지난 5월에 전망했던 것보다 각각 0.4%포인트, 0.2%포인트 낮춰 잡았다. 올해와 내년 전망치 모두 한국은행이 추정한 잠재성장률(2.5~2.6%)보다 밑도는 수치다.

앞서 한국경제성장률에 대해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와 내년 전망치를 각각 2.0%와 2.2%로 제시했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1%와 2.3%로 제시한 바 있다. KDI 전망치도 거의 벗어나지 않았다.

KDI는 최근 우리 경제는 대내외 수요가 위축되면서 수출과 투자를 중심으로 낮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내수는 소비와 투자 모두 민간부문을 중심으로 부진하고, 수요 위축에 따른 수출 부진은 우리 경제의 성장세를 제약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 다만 급락하던 경기종합지수가 최근 횡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경제 관련 심리지수도 미약하게나마 개선되고 있어 경기 부진이 심화하지는 않을 것으로 KDI는 전망했다.

또 내년에는 내수와 수출의 개선이 제한적 수준에 머물면서 올해보다 소폭 높은 수준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내년 미·중 무역분쟁,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긴장 등 대외 하방 위험이 재차 부각될 경우 우리 경제의 개선이 지연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럼에도 글로벌 반도체 수요가 빠르게 회복될 경우 우리 경제의 성장세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성태 KDI 경제전망실장은 “투자 부진이 제조업 부진으로 이어지고, 민간소비에 영향을 미치며 전반적 성장세가 낮아졌다”면서 “미·중 무역갈등 등 대외불확실성이 지난 2∼3분기에 크게 부각되면서 성장세가 많이 약화했다”고 하향조정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또 김 실장은 “최근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횡보하고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등 심리지표가 반등하는 모습이 보였다”면서 “대외 여건이 갑작스럽게 나빠지지 않으면 우리 경제가 지금 저점 근방에 있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 전망촐괄이 12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에서 열린 2019년 하반기 KDI 경제전망 브리핑에서 한국 경제는 내수와 수출 개선이 제한적 수준에 머물면서 2020년에 2.3% 내외의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밝히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 전망촐괄이 12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에서 열린 2019년 하반기 KDI 경제전망 브리핑에서 한국 경제는 내수와 수출 개선이 제한적 수준에 머물면서 2020년에 2.3% 내외의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밝히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부문별로 보면 올해 -7.0%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는 설비투자는 내년에는 반도체 수요 회복과 기저효과 영향으로 8.0%의 양호한 증가세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건설투자는 건축 부문 감소세를 사회간접자본(SOC)을 중심으로 한 토목 부문이 상쇄하면서 -3.1% 감소하는 데 그쳐 올해(-4.1%)보다 감소세가 완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민간소비는 올해(1.9%)보다 소폭 높은 2.1% 증가하는 데 그치면서 미약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수출은 신흥국의 투자수요 확대가 상품 수출의 증가로 이어지면서 점차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수출액은 9.6% 줄겠지만, 내년에는 4.0% 늘어날 것이라는 판단이다. 경상수지는 올해(575억 달러 흑자)와 비슷한 589억 달러 내외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소비자물가 역시 올해(0.4%)와 비슷한 0.6%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취업자 수는 점진적 경기 개선과 정부 일자리 정책이 생산가능인구(15~64세) 감소의 부정적 영향을 완충하는 가운데 올해(20만명대 후반)보다 소폭 축소된 20만명대 초반의 증가폭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KDI는 내년에 대외 여건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경우 우리 경제의 성장세도 소폭 확대될 수 있지만, 민간부문의 회복세는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돼 재정정책은 경기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확장적 기조를 유지하고 통화정책도 더욱 완화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대내외 수요 위축을 고려하더라도 민간부문의 경제성장률 기여도가 큰 폭으로 낮아진 현상은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이 빠르게 저하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8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9 KB 굿잡 우수기업 취업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채용공고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천지일보 2019.5.28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8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9 KB 굿잡 우수기업 취업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채용공고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천지일보 2019.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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