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농민단체 회원들이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궐기대회에서 WTO(세계무역기구) 농업분야 개도국을 포기한 정부를 규탄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1.13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농민단체 회원들이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궐기대회에서 WTO(세계무역기구) 농업분야 개도국을 포기한 정부를 규탄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1.13

공익형직불제 예산인상 촉구

“후계농 육성정책 마련하라”

[천지일보=최빛나 기자] “WTO 지위 포기 철회하고, 농민 경영 안정 위한 대책 마련하라!”

최근 정부가 우리나라의 경제적 위상과 대내외 여건을 고려해 세계무역기구(WTO) 개발도상국 지위와 특혜를 포기하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농민들이 대규모 집회를 열고 이같이 촉구했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등 한국농축산연합회 소속 28개 단체 등 1만여명(주최 측 추산)은 13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농업분야 개도국 포기 규탄! 농정개혁 촉구!’ 전국농민총궐기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집회에 참석한 농민들은 우비를 입고 ‘WTO 개도국 포기 규탄한다’, ‘농업근본 대책 마련’ 등이 적힌 팻말을 들고 연신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정부가 농업부문 개도국 지위를 포기함에 따른 보조금 축소와 수입관세 인하로 국내농산물 경쟁력 하락이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농민단체 회원들이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궐기대회에서 WTO(세계무역기구) 농업분야 개도국을 포기한 정부를 규탄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1.13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농민단체 회원들이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궐기대회에서 WTO(세계무역기구) 농업분야 개도국을 포기한 정부를 규탄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1.13

농민단체는 “이제라도 정부는 차기 WTO 협상에 대비해 문재인 정부가 약속한 농정 틀의 근본 전환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 달라”며 “그간 WTO, FTA로 농업을 벼랑 끝으로 몰았던 정부가 개도국 지위까지 포기했다. 이는 우리나라 미래 농업을 포기한 처사”라고 주장했다.

이어 “해당 방침은 농민의 일방적 희생만 강요하는 것으로 절대 좌시할 수 없다”며 “300만 농민은 정부의 (WTO 농업분야 개도국) 포기선언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농민단체는 결의문을 통해 “정부의 청천벽력 같은 일방적 선언은 우리 농민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며 “수출산업 육성이라는 미명하에 관세의 벽을 허물고, 어떤 보상도 없이 국익을 위해 희생을 감내해달라는 말 한마디가 전부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는 이전 정부와 다를 것이라 생각했고 믿어왔다. 하지만 여전히 농업은 찬밥이었고 우리 농민은 국민이 아닌 주변인이었다”며 “농업을 직접 챙기겠다던 약속을 모래성처럼 허물어 버리는 현 정부의 농업 홀대에 더는 어떠한 신뢰도 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농민단체 회원들이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궐기대회에서 WTO(세계무역기구) 농업분야 개도국을 포기한 정부를 규탄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1.13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농민단체 회원들이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궐기대회에서 WTO(세계무역기구) 농업분야 개도국을 포기한 정부를 규탄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1.13

그러면서 “미래의 농업과 농촌이 무너지면 우리나라가 무너지고 이는 고스란히 5000만 국민의 피해로 돌아올 것”이라고 밝혔다.

농민들은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끝까지 싸워나가겠다고 밝히며 ▲농정개혁 ▲공익형 직불제 예산 3조원 인상 ▲국가예산대비 농업예산 4% 인상 ▲청년 농업인 육성 ▲농어촌 상생기금 1조원 마련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고문삼 한국4H본부 회장은 “농촌 수확 시기에 일손이 모자라지만 우리는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며 “수확의 기쁨도 잠시 놔두고 한 맺힌 농민의 눈물을 광장에 쏟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금도 우리 식탁에 수입 농산물이 판치고 있어, 아무리 좋은 농산물을 생산해도 제값을 못 받는 실정”이라며 “그러나 정부는 이러한 농촌의 현실을 팽개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회에는 국회의원들도 참석해 연대발언했다.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는 “개도국 지위 포기는 곧 농업에 대한 포기”라며 “국회의원으로서 부끄럽다”고 했다.

자유한국당 이만희 의원은 “대통령 후보시절 문재인 대통령은 농업이 더 이상 희생산업이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며 “그러나 현재 농업은 정부의 정책이나 예산 등 모든 면에서 철저히 소외되고 있다”고 말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농민단체 회원들이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궐기대회에서 WTO(세계무역기구) 농업분야 개도국을 포기한 정부를 규탄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1.13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농민단체 회원들이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궐기대회에서 WTO(세계무역기구) 농업분야 개도국을 포기한 정부를 규탄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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