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이수정 기자] 동국대 사회과학대 단과대운영위원회(운영위원회)가 13일 서울 중구 동국대 서울캠퍼스 본관 앞에서 ‘동국대학교 청소노동자 휴게환경 개선을 위한 노동자·학생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천지일보 2019.11.13
[천지일보=이수정 기자] 동국대 사회과학대 단과대운영위원회(운영위원회)가 13일 서울 중구 동국대 서울캠퍼스 본관 앞에서 ‘동국대학교 청소노동자 휴게환경 개선을 위한 노동자·학생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천지일보 2019.11.13

“휴게실 23개 중 16개, 지하에”

“3분의 1 정도만 환풍기 설치”

“투명인간처럼 지하에서 생활”

[천지일보=이수정 기자] 서울대학교에서 청소노동자가 사망한 사건이 발생한 것을 계기로 동국대학교 내에서도 청소노동자 휴게환경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동국대 사회과학대 단과대운영위원회(운영위원회)는 13일 서울 중구 동국대 서울캠퍼스 본관 앞에서 ‘동국대학교 청소노동자 휴게환경 개선을 위한 노동자·학생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지난 9월 9일 서울대 청소노동자가 창문 없는 쪽방 휴게실에서 휴식을 취하다가 사망한 사건을 언급하며 “이 사태로 인해 대학 청소노동자 휴게공간에 대한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대두됐다”며 “이는 동국대도 다르지 않다. 전국 모든 대학 청소노동자들은 노동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조차 받지 못한 채, 죽음과 휴식이 공존하는 공간에 갇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동국대 역시 청소노동자 휴게실 23개 중 16개가 지하에 있고, 환풍기가 있는 곳은 전체의 3분의 1 정도”라며 “청소노동자들은 가건물, 기계실, 계단 아래 자투리 공간, 지하 등 잠시 생활하기도 버거운 공간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특히 에어컨은 교수 연구실이나 강의실에서 사용했던 폐기 직전의 중고품”이라고 지적했다.

운영위원회는 ▲차별적인 청소노동자 처우 개선 ▲청소노동자 휴게공간의 전폭적인 개선 ▲전체 학교 공간 전수조사를 통해 청소노동자에게 사업장 휴게시설 설치 운영가이드에 맞는 휴게공간 제공 등을 학교 본부에 요구했다.

이들은 “유은혜 교육부 장관이 지난달 21일 국정감사에서 국립대에 겨울방학까지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기준에 미달하는 시설을 개선하겠다고 했다”며 “하지만 대학가에는 여전히 큰 변화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동국대는 자체적으로 청소노동자 휴게환경 개선의지를 밝혔지만 중고 냉·난방기를 설치하는 수준에 그쳤다”며 “지금 이 순간에도 학내 구성원인 청소노동자들은 화장실, 복도 의자에서 눈치를 보며 쉴 수 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고용노동부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휴게시설의 1인당 최소면적은 의자·탁자 등을 포함해 1㎡ 이상, 전체 면적은 최소 6㎡ 이상이다. 적정온도는 여름에는 20~28℃, 겨울에는 18~22℃다.

운영위원회는 휴게환경 개선이 청소노동자에 대한 노동권과 존중을 보장하는 시작점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동국대 청소노동자는 “언제까지 청소노동자가 투명인간처럼 지하에서만 생활해야 하나”라고 반문하며 “우리도 좋은 공기를 마시며 편하게 쉴 수 있는 휴게실에 있고 싶다. 좋은 환경으로 개선된 학교를 보면서 고칠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시정조차 하고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앞서 운영위원회는 청소노동자 인터뷰와 자체 실태조사를 통해 청소노동자의 휴게환경에 대한 문제점과 개선점을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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