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라곤의 아침평론] 한국당 지도부의 총선 전략이 불안하다
[정라곤의 아침평론] 한국당 지도부의 총선 전략이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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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라곤 논설실장/시인 

여야가 내년 4월 15일에 실시되는 총선 체제에 돌입했다. 20년 집권론을 꺼냈던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진작부터 차기 총선이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담보하는 발판이라 여기면서 당 체제를 개편하면서 총선 룰을 만드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조국사태 직후에 적잖게 표심이 떨어나간 상태에서 걱정이 컸지만 어느 정도 기간이 지나 정당지지도에서도 그 전과 같이 회복됐으니 이제 남은 것은 총선몰이 여권을 총결집하는 일만 남았다고 판단하는 모양새다.

아직도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과의 정당지지도에서는 거의 배 가까이 차이가 나고 있다. 한때 오차 범위 내에서 격차가 좁혀졌던 지지도 수치는 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의 설익은 정치 행보로 인해 간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패스트 트랙 과정에서 유공한 자들에 대한 당 자체의 서훈이나 영입 인사들의 잡음 등 몇몇 사건이 국민 눈에는 자살골로 비쳐져 잘 한 게 없음에도 마치 어부지리(漁父之利)를 얻은 것 같은 여당 입장이니 콧노래가 절로 나올만하다. 상황이 그 쯤 되고 보면 한국당에서는 발등에 떨어진 불이나 마찬가지다.

국회 운영이나 현안 처리 과정에서 여당이 잘 한 게 없고 정부가 경제 실정(失政)에 이어 북한과의 협상이 진척되지 않을뿐더러 대미, 대일 관계에서 잔뜩 꼬이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한국당의 존재감이 확연히 드러나지 않고, 정당 지지도에서 민주당과 일정한 간격이 나타나는 현상이 계속 이어지고 있음은 한국당의 실수 탓이라 여기지 않을 수 없다. 국정 운영의 헤게모니를 쥐고 국정 잘못을 질타하며 대안 마련으로 민심의 향방을 가를 수 있음에도 민심을 잘 파악하지 못한 것은 어쨌든 제1야당인 한국당 지도부의 책임이라 하겠다.

그러다보니 홍준표 전 대표 등이 한국당을 향해 쓴 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황교안 대표나 나경원 원내대표의 설익은 지도력이 한계라는 것이다. 최근에 유명한 일화가 ‘색소폰’ 사건이다. 황 대표가 11월 초에 유튜브 채널 ‘오른소리’에서 ‘오늘, 황교안빕니다’라는 제목으로 영상을 올렸던바, 거기에는 색소폰 연주와 관련된 내용이 담겨져 있었는데, 그 장면과 관련해 홍준표 전 대표가 “색소폰은 총선 이기고 난 뒤 마음껏 불어라”며 어깃장을 놓았던 것이다. 홍 전 대표 눈에는 황 대표의 계속적인 헛발질이 꽤나 답답했던 모양이다.

헛발질 이야기는 내년 총선에 대비해 황 대표가 최근 영입한 인사들의 면면과 연관된다. ‘1호 인재’ 박찬주 전 육군대장의 영입 보류가 결정나는 상황에서 황 대표의 리더십 부족이 드러났고, 고르고 골라서 영입했던 다른 인사들에 대해서도 당내 중론은 감동이나 신선한 감이 없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중이다. 내년 총선의 윤활유가 되고 밑거름이 돼야할 영입 인사들의 선정에서 황 대표의 안목이 부족하다보니 홍준표 전 대표가 답답한 마음을 전한 게 아니겠는가.

홍 대표의 한국당을 위한 마음이 충정일 수도 있고,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선의의 비판을 하는 것이지만 당권파에서는 “내부 총질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비난하고 있다. 그럼에도 홍 전 대표는 멈추지 않고 대놓고 비난하고 있다. 더욱이 당 대표에게는 노골적인바, 그 연유는 “박근혜 정권을 망하게 하고도 아무런 책임감 없이 숨죽이고 있다가 이제야 나서서 야당의 주류로 행세하는 그들로는 총선 치르기 어렵다”는 것인즉, 야당이 살려면 당내 의원 절반을 과감하게 쇄신하라는 주문이다. 한국당 지도부가 지금부터 공 들이고 있는 인재 영입에 대해서는 내년 총선 공천을 앞둔 적정한 시기에 해서 분위기를 쇄신시키면 된다는 주장이다.

‘분골쇄신(粉骨碎身)’이 아니면 어렵다는 의미다. 한국당이 처하고 있는 현실에서 근본적인 대책은 바로 ‘인적 쇄신’을 통한 과감한 혁신이라는 것이다. 뼈를 깎는 노력으로 혁신해 국민 눈높이에 맞춰야 한다는 주장은 일리가 있다. 여당과 제1야당이 향유하는 양당제의 반사적 이익만 노린다면 필패한다는 지적이다. 그렇지 않아도 종전대로 안이하게 총선을 치른다면 정치사상 처음으로 대선, 지선, 총선에서 내리 3연패를 당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니 산전수전 다 겪은 정치인이 자신이 대표로 몸담았던 제1야당에 대한 애정 깃든 발원일지도 모른다.

한국당이 총선 전략 짜기에 여념이 없지만 보수층이 분열된 상태로 총선을 치른다면 이긴다는 보장이 없다. 화력이 막강한 여당을 상대로 승리하려면 보수층 단결에다가 중도세력까지 끌어안는 획기적인 방도가 나와야 하는바, 황 대표가 내놓은 보수층 통합 방안이 지지부진한 것은 말로만 하고 진정심이 없어 보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유승민 변혁대표와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등 보수·중도층들의 전폭적인 지지로 결집하는 데에는 역부족이라는 의미다. ‘꿩 잡는 게 매’다. 한국당이 총선에서 이기고 또 집권하려면 먼저 당을 분골쇄신해 혁신시키고 국민신뢰를 회복하는 게 먼저다. 그 쉬운 것조차 행하지 못한다면 ‘만년 2등’으로 만족해야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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