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출산을 앞둔 의사 부인이 자택 욕실에서 숨진 채 발견돼 사인을 놓고 의문이 꼬리를 물고 있다.

7일 서울 마포경찰서에 따르면 서울의 한 대형 병원에 근무하는 의사 A씨는 지난달 14일 오후 5시께 마포구 자신의 집 욕조에서 임신 9개월인 아내 B(29)씨가 숨진 채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초기 경찰 조사에서 '아내가 욕실 바닥 등에 미끄러지는 사고로 숨진 것으로 보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찰은 B씨의 사인이 부검 결과 '목 압박에 의한 질식사'로 밝혀지고 고인의 손톱 아래 묻은 혈흔에서 A씨의 DNA가 검출되자 그를 사건의 피의자로 지목해 지난 4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그러나 A씨는 영장실질심사에서 만삭의 임신부가 쓰러지면서 자연스레 목이 눌릴 수 있는데다 제삼자에 의한 타살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반박했고, 법원은 '당사자의 방어권이 보장될 사안'이라며 일단 영장을 기각했다.

경찰은 시신을 발견한 날 A씨가 한동안 휴대전화를 받지 않았고 그의 몸 곳곳에 손톱에 긁힌 것으로 의심되는 자국이 발견된 점 등에 비춰볼 때 혐의를 입증할 근거가 충분하다며 곧 영장을 재신청할 예정이다.

A씨 측은 당시 전문의 자격시험에 대비한 공부를 하느라 휴대전화를 쓰기 어려웠고 몸에 긁힌 자국은 자신이 직접 낸 것이라며 결백을 호소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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