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민주화 시위가 격화하는 가운데 12일 오전 시위대가 센트럴에서 정부에게 요구하고 있는 5가지를 뜻하는 손가락 다섯개를 펴서 보이고 있다. (출처: 뉴시스)
홍콩 민주화 시위가 격화하는 가운데 12일 오전 시위대가 센트럴에서 정부에게 요구하고 있는 5가지를 뜻하는 손가락 다섯개를 펴서 보이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범죄인 인도법(송환법) 반대 시위로 촉발한 홍콩 사태가 사실상 내전 상태로 치닫고 있다.

11일 오전 홍콩 경찰이 쏜 실탄에 맞은 시위 참가자 2명 중 한 명이 위독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일부 분노한 시위대가 과격 행동을 벌이는 등 시위가 격화하고 있다.

이날 홍콩 시위대가 지하철 운행 방해 운동에 나서면서 출근길 ‘교통대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명보,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이날 홍콩 시위대는 시위 현장에서 추락했다가 지난 8일 숨진 홍콩과기대생 차우츠록씨를 추모하고 전날 경찰의 시위자 총격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날 시위대는 철로 위에 돌 등을 던지거나, 지하철 차량과 승강장 사이에 다리를 걸치고 서서 차량 문이 닫히는 것을 방해하는 운동을 펼쳤다.

이로 인해 동부 구간 일부 노선 등 홍콩 내 곳곳의 지하철 운행이 중단되거나 지연됐다. 

이날 홍콩 중문대학, 이공대학, 시립대학 등 여러 대학 학생들은 교내에서 시위를 벌였고, 이에 홍콩 경찰은 교내까지 진입해 최루탄을 발사하며 진압에 나섰다.

이날 대부분의 홍콩 내 대학은 수업을 중단했고, 영국계 국제학교 등 홍콩 내 상당수 초중등 학교도 휴교를 했다. 

이달 시위 과정에서 체포된 사람은 무려 500명을 넘어섰다.

12일 보도에 따르면 홍콩 경찰은 지난주 시위 과정에서 불법 집회 참여, 공격용 무기 소지, 복면금지법 위반 등으로 체포된 사람이 266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특히 체포된 사람 중에는 11살 어린이까지 있었다. 지난주 체포된 사람 266명과 전날 체포된 사람 260명을 합치면 526명에 달해 이달 들어 체포된 홍콩 시민은 500명을 훌쩍 넘어선 셈이다.

지난 6월 초 송환법 반대 시위가 시작된 후 지난달까지 경찰에 체포된 시위자의 수가 3천여명에 이달 들어 체포된 사람까지 합치면 이제 총 체포자의 수는 3600명에 달한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최근 시진핑 국가주석과 한정 부총리 등 중국 최고 지도부를 만나 재신임을 받은 후 시위 진압은 더욱 강경해지는 양상이다. 

홍콩 경찰은 이제 쇼핑몰, 대학, 성당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무조건 진입해 시위대를 체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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