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경제민주화와 평화통일을 위한 국민연대(민평련) 국회의원들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천지일보 2019.11.7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경제민주화와 평화통일을 위한 국민연대(민평련) 국회의원들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천지일보 2019.11.7

3차 서울 회의 앞두고 고심

기존 5~6배 이르는 5조원대

한국 본보기 유럽 등도 압박

美 외교·경제·국방 책임자 방한

순환배치비용 등에 호르무즈 파병도 거론

[천지일보=손성화 기자] 한국과 미국이 ‘제11차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협상에서 큰 이견 차이를 보이면서 3차 회의 일정 확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에 적용될 SMA를 위해서는 연내 타결을 봐야 하는 상황에서 미국은 대폭 인상을 요구하며 전방위 압박을 가하고 있다.

11일 외교부 등에 따르면, 한미 방위비 협상 당국은 이달 중 서울에서 3차 방위비 협상 회의를 조율 중이지만, 미국이 기존보다 5배에 이르는 47억 달러(약 5조 4562억원)의 큰 액수를 요구하고 있어서 회의 개최 일자를 확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기존 주한미군 외에도 유사 시 한반도를 지원하는 미군 자산 유지비용을 포함해 5조원대에 육박하는 금액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내 타결을 목표로 하는 만큼 협상 시한도 한 달여 기간 밖에 남지 않았다.

더구나 미국이 요구하는 항목이나 산출 근거가 기본적인 한미 동맹의 성격을 바꿔놓는 논의가 될 수 있는 만큼 실무선에서 정리하기가 어렵고 정치적인 결정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 일본 등과도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앞두고 한국을 본보기로 삼으려고 하고 있어서 한미 방위비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6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데이비드 스틸웰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키이스 크라크 미 국무부 경제차관과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천지일보 2019.11.6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6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데이비드 스틸웰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키이스 크라크 미 국무부 경제차관과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천지일보 2019.11.6

오는 1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과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놓고 논의한다고 지난 9일 백악관이 밝혔다. 백악관은 “나토 동맹국의 방위비 증액 진전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 회원국의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측은 동맹국과 방위비 분담금 인상 압박을 벌일 뿐 아니라 중국과 무역 분쟁에 맞서 통신장비 등에 대해서도 압박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은 “테러리즘 대응을 위해 5세대(5G) 통신 시설 등에 대한 대응능력 구축 관련 동맹국의 인식을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와 협력하지 말라는 압박 등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또한 한국에 대해 전방위 압박을 가하고 있다.

오는 15~16일에 마크 에스퍼 미 국방부 장관은 ‘제51차 한미 안보협의회의(SCM)’ 참석을 계기로 한국을 방문해 ‘방위비 분담금’의 대폭 인상 등을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지난 5일부터 2박3일간에는 데이비드 스틸웰 국무부 차관보와 제임스 드하트 미국 방위비분담협상 대표, 키이스 크라크 미 국무부 경제성장·에너지안보·환경담당 차관 등이 총출동해 방위비와 지소미아, 인도·태평양 전략 동참 등을 압박했다.

23일(현지시간) 미국 호놀룰루에서 한국 측 수석대표인 정은보 한미방위비분담협상 대사와 미국 측 수석대표인 제임스 드하트 방위비협상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내년 이후부터 적용할 제11차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제2차 회의가 열리고 있다. (출처: 외교부) 2019.10.25
23일(현지시간) 미국 호놀룰루에서 한국 측 수석대표인 정은보 한미방위비분담협상 대사와 미국 측 수석대표인 제임스 드하트 방위비협상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내년 이후부터 적용할 제11차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제2차 회의가 열리고 있다. (출처: 외교부) 2019.10.25

미국의 방위비 분담금 요구사항에는 구성 항목으로 주한미군 한국인 인건비, 군사건설비, 군수지원비의 3개 항목 이외에도 제4의 항목을 추가로 신설하려 하고 있다. 여기에는 주한미군 순환배치와 한미연합훈련에 드는 비용이 포함됐을 뿐 아니라 최근 방한한 드하트 대표는 한국이 이제 지역 안보에 기여할 때가 됐다며 호르무즈 해협까지 거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한미동맹이라는 이름 때문에 일방적 분담이나 과도한 분담, 경우에 따라서는 굴종적 분담, 이렇게 되는 것에 대해 우리 국민이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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