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볼리비아 행정수도 라파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볼리비아 행정수도 라파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미주기구(OAS)의 감사 결과를 받아들여 선거관리위를 재정비하고 다시 선거를 치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몇 시간만에 다시 사퇴를 발표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중남미 현역 최장수 지도자인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이 선거 부정 논란에 결국 사퇴하기로 했다.

10일(현지시간) 현지 일간 엘베데르와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모랄레스 대통령은 이날 오후 TV 연설을 통해 “대통령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부정 선거 의혹을 인정하지 않고 버텨온 모랄레스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 부정이 있었다는 미주기구(OAS)의 감사 결과 발표에 이어 군과 경찰마저 사퇴를 요구하며 압박하자 결국 사퇴를 결정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4선 연임에 도전한 지난달 20일 대통령 선거 이후 3주 동안 거센 시위에 시달렸다.

투표 당일 처음 나온 중간개표 결과엔 1·2위 격차가 크지 않아 결선투표가 유력한 상황이었는데, 선거관리당국이 돌연 개표 결과 공개를 중단한 후 24시간 만에 다시 내놓은 결과에선 격차가 10%포인트 이상으로 벌어지면서 부정선거 논란이 제기됐다.

이에 야권은 대선 결과 무효화를 촉구하며 반발 시위를 벌였고 국제사회도 우려를 나타냈으나 모랄레스 대통령은 야권을 두고 ‘쿠데타 시도’라고 비난하며 부정 의혹을 일축했다.

그러나 OAS가 선거 과정 중 투표 시스템에 부정과 조작을 발견했다고 감사 결과를 발표하고, 군 수장과 경찰 수장까지 나서 사퇴를 요구하자 퇴진 결정을 내리게 됐다.

지난 2006년 1월 볼리비아 첫 원주민 대통령으로 집권한 좌파 모랄레스 대통령은 14년 만에 물러나게 됐다.

이날 알바로 가르시아 리네라 부통령을 포함한 각료들도 사퇴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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