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문재인 정권, 임기 반이 훌쩍 지났지만…
[사설] 문재인 정권, 임기 반이 훌쩍 지났지만…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19대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5월 10일 취임했으니 오늘로써 임기의 반환점을 돌았다. ‘촛불민심’에 힘입어 문재인 정부가 탄생했고, 출범 시부터 ‘적폐청산’이라는 국민의 지지를 받으며 순항했던 文정부다. 남북정상회담, 판문점 선언 분위기 속에서 한때 84%라는 최고치의 국정 지지도를 보였지만 한반도 비핵화 협상의 고착과 최저 임금 등 경제 악화로 인해 반 토막이 나고 말았다. 임기 반환점에서 국정지지도(45%)를 역대 대통령과 비교해보면 높은 편이기는 하나 정치·사회 등 문제로 문재인 정부에 대한 국민의 기대는 많이 꺾이어 임기 후반기에 정치·경제·안보적 혼란이 들어 닥칠지 누구도 예상하지 못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정권에 대한 평가는 임기가 끝난 후에나 정확하게 드러나겠지만 대통령 임기 중이라도 야당과 시민단체 논쟁에서 부정적인 대목이 잘 나타나는 법이다. 지난 9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문재인 정권 2년 반의 국정을 총체적 폐정(弊政)”으로 규정했고, 또 “대한민국의 안보, 국방, 경제, 민생이 다 무너져 가고 있다”며 문재인 정권의 실패를 주장했다. 또한 기업인과 경제학자, 외교안보 전문가·정치학자들이 나서서 이 정부 들어 말만 번지르르했지 우리사회의 정의와 공정이 무너졌고, 이념의 갈등으로 골이 깊어지면서 국민 고통이 심하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지난 10월 셋째주 39% 최저치로 악화됐던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지지도는 3주 연속적으로 올라 지난주 한국갤럽 조사에서 45%로 올랐다. 이에 대해 청와대와 집권여당이 안도하는 기세지만 언제 또 하락할지 알 수 없는 일이어서 자만심은 절대 금물일 것이다. 여론조사에서 긍정평가의 이유로 ‘외교 잘함(18%)’ ‘최선을 다함(11%)’ 등이 주로 거론됐고, 부정 평가의 이유로는 ‘경제 문제 해결 부족(34%)’ ‘인사 문제(13%)’ 등이 꼽혔다. 일반국민의 눈에 비쳐지는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에서 최선을 다한다는 게 주요 요인이지만 그 못지않게 경제 정책의 빈곤과 잘못된 인사 문제는 국민들에게 널리 알려진 것이어서 하락의 불씨가 계속 남아있다. 

무너져 내리고 있는 경제뿐만 아니라 안보·외교, 정치·사회문제 등에서 어느 것 하나 호락호락한 것은 없다. 국제환경이 어렵고 상황이 악화될수록 정치인들이 정신을 차리고 민생을 보살피며 위기를 잘 넘어가야함에도 정치권에서 여야는 타협이 사라진지 이미 오래다. 어떻게 하든지 내년 총선에서 이기기만 하면 된다는 식으로 모든 정치 일정이 총선에 매몰돼 있는 상태니 20대 국회 마지막 정기국회에서도 민생법안, 예산 심의는 겉치레로 흐르고 있는 게 아닐까. 정치가 모든 민생문제에서 우선이건만 정치인들의 마음은 총선 꿩 밭에 가 있는 것이다.  

정치 전선이 아직 불투명하다는 게 현 정국을 더 불안하게 하는 요소다. 야당과 시민단체, 많은 평가자들은 국정 실패를 정권 탓으로 돌리고 있는 상태에서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현재 악화된 모든 문제들이 야당, 특히 자유한국당이 일일이 국정의 발목을 잡고 물고 늘어지는 비협조에서 생긴 일이라 판단하고 있다. 여야의 시각이 다른 건 이해가 되지만 그 책임을 상대 탓으로 돌리는 인식의 한계, 타협 부재의 현장이 한계를 나타내는 현실인 것이다.

혹자들은 문재인 정부의 임기 반 동안의 국정 운영을 두고 정부 실패라는 말을 쓰고 있다. 文정부 들어 남북정상회담이 재개됐고, 그 결과인 판문점 선언이 이어지면서 한반도 평화가 정착되기를 기대했던 국민들은 날이 갈수록 그 기대감이 허물어진데다가 미국과 일본과의 우호적 관계의 간극이 벌어지는 등 외교안보에서도 낙제점을 보이고, 경제지표는 계속 추락하고 정치는 협치가 되지 않는데다가 사회 정의의 공정도 상실된 마당이니 그렇게 판단할 만하다. 

정의·공정을 내세워온 문재인 정권이 ‘조국사태’로 내상(內傷)을 입었고, 대(對)일본·미국과의 마찰로 외교적 무립고원을 자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임기반환점 국정 운영 평가에서 제1야당의 ‘낙제점 성적표’ 평가에도 여당에서는 “나라다운 나라,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변화가 이뤄졌다”는 식의 자화자찬이다. 이런류의 여당 모습은 文정권에 득이 되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잔뜩 꼬이고 어려운 정치·경제적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줄곧 강조해온 정치에서의의 ‘협치’가 이뤄지도록 지원하는 일이다. 

아무쪼록 문재인 정권에서는 임기 반환점에서 지난 30개월간의 명암(明暗)들을 교훈삼아 앞으로 대한민국을 반석에 올려놓는 일에 더욱 열중해야한다. 그러려면 국민 화합과 정치적 안정이 무엇보다 근간임을 명심, 또 명심해야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