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칼럼] 조령모개식 교육정책은 교육의 자유를 해친다
[시사칼럼] 조령모개식 교육정책은 교육의 자유를 해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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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상 동국대 법과대학 교수

 

국가의 교육정책은 백년대계에 의하라했거늘 100년은 고사하고 조령모개식이어서 학부모도 학생도 애를 먹는다. 정부는 학생을 성적순으로 줄 세우는 교육을 막고 학교 서열화도 막아보자는 취지에서 특목고인 외고‧자사고‧국제고를 2025년부터 일반고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또한 2025년부터 전 고교에 다양한 재능에 따라 진로를 선택하게 하자는 취지로 고교학점제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고교학점제는 대학 학점제와 비슷한 것으로 학생들이 자기 진로에 따라 다양하게 수강과목을 설계해 소정의 학점을 이수하면 졸업을 하는 제도다. 이 제도는 정시확대를 통한 대입공정성 시비를 막겠다는 정책과는 아귀가 맞지 않아 그 실효성이 의문이다.현재 과학고‧자사고‧외국어고 등 특목고 중심의 고교 서열화가 사실상 이루어진 상황에서 교육의 불평등, 수시 전형의 공정성 불신, 입시 위주 몰입교육으로 인한 일반 고교와의 격차가 있다는 진단에 따라 정부는 학생부종합전형과 논술전형 비율이 정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서울 소재 대학에 대해 수능 위주로 선발하는 정시의 비율을 높일 계획이다. 

정부의 정시확대 방침에 대해 교육단체에서는 진영논리와 무관하게 반대하고 있다. 정시를 확대할 것이 아니라 학종을 개선해 공정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옳다는 주장이다. 수능 위주인 정시는 오로지 수능에 올인하는 수업방식을 택하게 돼 교육과정운영의 파행을 부추기는 등의 문제점이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학종이 순조롭게 정착될 수 있도록 정책적 계도를 통한 공교육 정상화가 답이므로 급격한 정시확대는 입시현장의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사실상 입시현장에서 보면 학생부종합전형에 문제가 많은 것은 사실이다. 학종의 공정성 확보를 위해 제도적 문제점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다음 개선책을 찾아야 할 것이다. 문제의 본질에 대한 검토 없이 학종제도의 부정적 측면만 보고 정시확대를 제시한 것은 근본적인 문제 해결 방법은 아니다.

지난해 대입제도를 개편하기 위한 공론화 과정을 거쳐서 이미 2022학년도 대입 방향이 예고된 상태이다. 가뜩이나 공론화과정에서 혼란을 겪은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정부가 또 바뀐 입시정책을 발표하므로 인하여 혼란을 주고 있다. 교육정책이 백년대계는 아니더라도 십년대계라도 염두에 두고 정책수립‧변경을 했으면 좋겠다. 현행 학종은 전형과정이 너무 복잡하고 또 가지 수가 많아서 객관적 공정성을 담보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제도이다.

특목고의 일반고 전환은 교육의 평준화 내지는 기회의 균등, 불공정해소 등 여러 이점이 있겠으나 치열한 글로벌 경쟁체제가 일반화 된 오늘의 현실에 비추어 볼 때, 기회의 균등과 경쟁교육을 조화시킬 수 있는, 두 마리 토끼를 다잡는 길을 찾아야 한다. 만약 하향평준화되면 그야말로 제4차 산업혁명과 5G시대가 이미 도래한 마당에 치열한 국제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 특목고도 사회적 배려대상자선정의 공정성 등을 통해 진입장벽을 해소하고 설립이념‧목적‧취지에 적합하게 운영하면 사익은 물론 공익‧국익을 도모하는 데 이바지 할 것이다. 

우리도 국가 최고의 리더를 양성하는 영국의 이튼스쿨, 프랑스의 파리고등사범학교, 미국의 하버드 케네디스쿨, 일본의 마쓰시다정경숙 같은 고품격의 특목고(?)가 고유의 역할을 다하면 국가 공교육의 평균수준을 끌어 올리는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다. 거기서 양성된 준재는 99% 위의 1%가 아닌 99%를 위한 1%가 돼  잘못된 세상을 바꾸고 어두운 세상을 밝히는 동량이 돼 선진대한민국을 세워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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