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경찰의 집회 금지 조치에도 거리로 몰려나온 시위대가 경찰과 충돌한 가운데 한 여성이 최루탄에 괴로워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홍콩 경찰의 집회 금지 조치에도 거리로 몰려나온 시위대가 경찰과 충돌한 가운데 한 여성이 최루탄에 괴로워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홍콩 시민들 촛불 켜고 ‘추락 대학생’ 추모… 진상규명 요구

[천지일보=이솜 기자] 홍콩 시민이 촛불을 켜고 시위 현장 근처에서 추락사한 대학생을 추모했다.

지난 9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홍콩 언론에 따르면 전날 밤 센트럴, 몽콕, 침사추이, 코즈웨이베이 등 최소 홍콩 시내 7곳에서 수천명 이상의 시민들이 모인 가운데 촛불 추모 행사가 열렸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참석자들은 숨진 차우츠록(周梓樂)씨를 추모하고 그의 사망 원인을 규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차우씨 사망 소식에 격앙된 시위대는 몽콕 시내 여러 곳에서 도로를 점거했고, 베스트마트360와 맥심스카페 등 상업 시설을 공격해 파괴했다.

이들 상업 시설은 중국 기업이 운영하는 곳이거나 시위대가 ‘친중국’ 기업으로 여기는 곳이다.

시위대와 경찰이 곳곳에서 충돌한 가운데 야우마테이에서는 많은 시위 참여자들에 둘러싸인 경찰관이 하늘을 향해 실탄 경고 사격을 하기도 했다.

홍콩과기대학 2학년 학생이던 차우씨는 지난 8일 오전 병원에서 숨졌다. 그는 지난 4일 오전 1시께 홍콩 정관오 지역 시위 현장 부근에 있는 주차장 3층에서 2층으로 떨어져 머리를 심하게 다쳤다.

아직 당국 차원에서 정확한 사고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홍콩 일부 언론은 그가 경찰이 쏘는 최루탄을 피하려다가 사고를 당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또 차우씨가 추락해 다친 긴급한 상황에서도 경찰이 구급차의 현장 진입을 막았다는 증언까지 나왔다.

지난 6월부터 홍콩에서 대규모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시위 진압과 연관된 것으로 추정되는 사망 사건이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홍콩 사회는 큰 슬픔에 빠졌다.

차우씨의 사망을 계기로 홍콩 반정부 시위가 다시 격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나온다.

SCMP는 “이 뉴스는 도시 전체에 충격 주고 슬픔을 가져왔고, 저항과 폭력 또한 격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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