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인터넷 커뮤니티 ‘루리웹’ 회원들로 구성된 ‘북유게사람들’ 등 참석자들이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인근에서 열린 집회에서 검찰 개혁, 공수처 설치 등을 요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1.9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인터넷 커뮤니티 ‘루리웹’ 회원들로 구성된 ‘북유게사람들’ 등 참석자들이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인근에서 열린 집회에서 검찰 개혁, 공수처 설치 등을 요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1.9

서초역-교대역서 ‘검찰개혁’ 촉구

초등 6학년 “검찰에 화가 나서 나왔다”

세월호 가족 “촛불내리는 순간 정치검찰 등장”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반환점을 맞은 주말인 9일에도 여전히 촛불과 함께 ‘조국 수호’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시민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왜 아직도 조국 수호냐? 장관직 내려오면 안 지키는 것이냐? 조국 가족이 당했던 말도 안 되는 검찰수사! 문재인 대통령도 될 수 있고 우리 모두가 될 수도 있다. 여전히 조국을 외치고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이유다.”

이날도 오후 6시부터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인근에서 검찰 규탄과 개혁을 요구하는 ‘서초동 달빛집회’가 열렸다. 주최 측은 온라인 커뮤니티 루리웹 회원들로 구성된 ‘북유게사람들’이다.

교대역과 서초역 사이의 차도를 가득 메운 이번 집회는 유모차를 끌고 온 가족부터 연인들. 학생들, 노년층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참석했다. 차도 곳곳에 대형 스크린이 설치됐고, 서초동 일대 도로는 시민들로 북적거렸다.

갑작스럽게 추워진 날씨도 시민의 열기를 꺽진 못했다. 참석자들은 ‘공수처 설치하라’ ‘검찰은 문 닫아라’ ‘계엄령 문건 수사하라’ ‘법원도 공범이다’ 등 구호가 적힌 손팻말과 종이컵 촛불, LED 촛불 등을 들고 검찰 개혁 법안의 조속한 통과를 주문했다.

이날 집회도 정치인, 유명인을 배제한 시민의 목소리로만 채워졌다. 자유발언에 나선 시민은 ‘검찰개혁’이라는 명제에 한 목소리를 냈다.

현장에서 동생과 함께 마이크를 잡은 초등학교 6학년 김모양은 “검찰은 나쁜 사람을 구속하고 벌을 줘야지 주변 사람을 괴롭혀 죄를 인정하라고 압박하는 모습에 화가 났다”면서 “그래서 촛불을 들고 나왔다”고 밝혀 박수를 받았다.

이어 “학교에서도 많이 배우지만 이 곳에서 더 많이 배운다”면서 “(학교에서 상을 타도) 부모님이 걱정하실까봐 표창장을 안 받아온다”고 말하자 환호성이 쏟아졌다.

세월호참사로 아이를 잃은 가족들도 단상에 서 눈길을 끌었다. 발언에 나선 홍미영씨는 “촛불을 내리는 순간 정치검찰이 불공정한 작태를 일삼을 것이 뻔하다”며 “촛불 국민이 민주주의 정의를 실현하는 길임을 잘 안다. 끝까지 정의의 촛불을 들고 여러분과 함께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유 발언에 나선 시민은 이런 자리가 생소한지 목소리가 떨리는 등 어색함도 표출했지만, 하고 싶은 말을 해서인지 만족스러운 표정이었다. 구호와 박수갈채, 환호성을 지르고 눈물을 훔치는 등 집회의 열기는 뜨거웠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인터넷 커뮤니티 ‘루리웹’ 회원들로 구성된 ‘북유게사람들’ 등 참석자들이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인근에서 열린 집회에서 검찰 개혁, 공수처 설치 등을 요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1.9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인터넷 커뮤니티 ‘루리웹’ 회원들로 구성된 ‘북유게사람들’ 등 참석자들이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인근에서 열린 집회에서 검찰 개혁, 공수처 설치 등을 요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1.9

경기도 남양주에서 왔다는 성숙자(가명, 70)씨는 “답답하다. 정치검찰과 적폐언론에 사람들의 시선이 몰린다”면서 “진정 나라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정말 어떤 것인가 옳고 그른가를 잘 판단하고, 이쪽저쪽을 떠나서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깨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역사의 한 페이지 속에서 작은 목소리라도, 조금이라도 힘을 보태고 싶어서 나올 수 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보수 진영의 집회와 관련해선 “각각의 생각하는 바가 다르다. 그 다름을 존중해야한다”면서도 “뉴스나 보고 신문이나 보는 사람들이 이러쿵저러쿵하지만 하나도 모른다. 자기네가 직접 그런 상황을 겪어본다면 그런 말 못한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지금 집회에 참석한) 젊은 사람들, 저렇게 경험해보지 못하는 사람들이 바른 생각을 가져줘서 정말 고맙다. 껴안아 주고 싶다”고 말하며 눈물을 훔쳤다.

아이를 안고 참석한 윤선옥(34, 인천 연수구)씨는 “조국 전 장관의 수사를 보고 너무 심하다고 생각했다. 이런 검찰의 행태는 사회자가 언급한 것처럼 우리가 될 수도 있고 우리의 미래세대인 아이들이 될 수도 있다”면서 “검찰개혁이 어느 때보다도 필요해 보인다. 이번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이 꼭 해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집회에 참석할 때마다 힘을 얻는다’는 한민섭(44, 서울 강동구)씨는 “야당 등의 맹목적인 반대로 공수처 설치 등 난관이 예상된다”며 “작은 힘이라고 보태고 싶어서 나왔다. 문재인 대통령께서 흔들림 없이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문 대통령 지지율과 관련해선 “(문 대통령) 지지율에 대한 흔들림은 있었다”고 전제하면서도 “가짜 언론과 야당의 전방위적 십자포화를 받고도 40%대 중반이다. 그만큼 검찰수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주최 측은 이날도 구체적인 참석 인원을 추산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집회 인원으로는 1만 4000여명이 신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주 여의도에서 검찰개혁 촛불문화제를 주최했던 사법적폐청산 범국민시민연대는 지난 2일 12번째 집회 이후 이날은 집회를 개최하지 않았다.

주최 측은 오는 30일 제13차 촛불문화제를 대집회 형태로 열고 300만명 이상 참석을 목표로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방침이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인터넷 커뮤니티 ‘루리웹’ 회원들로 구성된 ‘북유게사람들’ 등 참석자들이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인근에서 열린 집회에서 검찰 개혁, 공수처 설치 등을 요구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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